은행권 연말 성과급 희비
2003.12.05 10:27
수정 : 2014.11.07 12:00기사원문
‘은행원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된다(?)’
최근 국내 은행산업이 국민·우리·하나·신한 등 ‘빅4’ 은행과 제일·외환 등 중소형 은행으로 양극화되는 가운데 연말 성과급에서도 대형은행과 중소형은행간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국민·하나·신한은행 등은 올 한해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자사주를 성과급 형식으로 지급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은행들은 성과급 지급을 확정하지 못했거나 아예 지급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빅4’ 은행중 공적자금 투입으로 예금보험공사의 감독하에 놓인 우리은행을 제외한 국민·하나·신한은행 등은 자사주를 성과급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이미 지급했거나 배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 옛 서울은행과의 합병 1주년을 기념해 약 50만주(100억원)의 자사주를 ▲팀장 및 지점장급 100주 ▲차장·과장급 80주 ▲행원 50주 ▲지점 텔러 20주 등의 기준으로 지급했다. 5일 현재 하나은행 주가가 2만3000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직원 1인당 46만∼23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종업원지주제(Employee Stock Ownership Plan·ESOP)’를 시행, 올해안에 지난해 당기순이익(5959억원)의 1%(60억원)를 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되돌려줄 계획 아래 현재 세금문제를 놓고 막판 조율중이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신우리사주신탁제도(ESOP) 시행을 놓고 현재 배분 규모 및 기준을 마련, 곧 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처럼 대형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자사주 형식의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비해 한미·외환·제일 등 중소형은행들은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 없거나 미정에 있어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 은행은 올 해는 SK글로벌과 가계대출 문제 등으로 인해 실적이 당초 예상치에 못미쳤기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모 중형은행 관계자는 “대형은행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사주 배분을 통해 사실상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 pdhis959@fnnews.com 박대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