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류기태씨등 3대째 국가유공자…‘병역이행 명문가’ 대통령상

      2004.09.10 11:48   수정 : 2014.11.07 14:10기사원문

“군대는 와 안가능교. 우리 가족은 군대 가서 죽고 다치고 했지만 한 번도 원망한 적 없어예.”

3대가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한 공로로 ‘병역이행 명문가’로 선정돼 10일 대통령상을 받은 고(故)류기태씨 가문의 장손 범열(31)씨.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할아버지 류기태씨와 베트남전 때 얻은 고엽제로 평생을 시달린 아버지 류근영씨, 군복무 중 폭발 사고로 한쪽 눈을 잃은 범열씨의 가족사는 파란만장하다.

성실하고 서글서글해 보이는 외모와 상품 탓에 주위사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범열씨는 경일대에서 경영학도의 꿈을 키우던 중 95년 9월 육군에 입대했다.

동부전선 최전방 육군을지부대 통신대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던 중 차량 배터리가 터져 오른쪽 각막과 망막을 다쳐 97년 의병 전역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국가유공자가 됐다.

시력을 잃어 1종 면허마저 취소되고 삶은 고달팠지만 결코 군 입대를 후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었다. 전역 후 아내 김소희씨(28)와 화촉을 밝힌 것은 두 달 후 운명한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효도였다.

“미래에 태어날 2세에게는 전쟁의 아픔도, 분단의 아픔도 남겨 주고 싶지 않지만 나라가 부르면 기꺼이 저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멋진 대한민국 국민으로 키우겠습니다.”

현재 BBQ 대구 동부지사에 근무 중인 범열씨는 “상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쉽게 꺼내지 못했습니다. 또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홀로 남은 어머니(78�^윤월순)가 항상 마음의 짐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50년 육군에 자진 입대해 두달 만에 장렬히 전사했다. 아버지는 21세이던 65년 육군에 입대, 1년 반 동안 베트남에서 평화의 전도사로 활약하다가 67년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지만 전쟁 부상 후유증으로 2002년 6월 사망했다.


범열씨의 친동생 승보씨(29)와 사촌 동생 2명, 숙부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고 이 가족 7명의 전체 복무기간은 162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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