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골프장 개장 급물살…체육공단 운영권 소송 이겨，서울시는 불복 항소키로

지난 2000년 3월 체육공단이 투자자로 선정된 뒤 146억여원을 투입, 지난 6월 완공됐으나 서울시와 공단 사이에 운영권과 이용료 문제로 마찰을 빚으며 개장이 지연되고 있는 난지도 골프장 운영권이 지루한 법정 싸움 끝에 체육공단에 귀속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창석 부장판사)는 9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조례무효확인소송’에서 서울시가 지난 3월30일 공포한 난지도 골프장 관련 조례는 모두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난지도 골프장이 궁극적으로는 생활체육시설 등 ‘공공시설’로 사용이 예정돼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골프장 조성에 들인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의해 독점적 사용·수익 권리가 설정된 기간에는 공공시설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서울시는 이 기간에 난지도 골프장이 ‘공공시설’임을 전제로 조례를 제정할 권한이 없다”며 “원고는 서울시와의 협약에 따라 골프장에 대한 사용·수익 권리가 소멸할 때까지 등록 체육시설업자로서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골프장 조성비용 회수에 필요한 골프장 운영권을 향후 20년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재판부는 “난지도 골프장 이용자와 원고 사이의 관계는 사법(私法) 상의 관계며 서울시가 조례 제정권을 행사한다면 이같은 사법상의 법률관계에 권한 없이 개입하는 것이 된다”며 “서울시는 공유재산 소유자로서 원고와의 협약에 근거한 권한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공표한 조례에서 난지도 골프장을 ‘공공체육시설’로 규정하고 운영권 역시 시에 있다고 밝혔지만 체육공단은 관할 구청인 마포구에서 체육시설업 사업 승인을 받았는데도 시가 등록을 거부하는 바람에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며 지난 7월 소송을 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번 승소를 근거로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골프장과 공원을 시민들이 이른 시일내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서울시와 합의한 협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서울시(마포구)도 2003년 1월 허가한 대로 영업등록을 하고 개장에 적극 협조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대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