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銀 이사 절반 내국인으로…외국인 이사수 제한정책 첫 적용

      2005.02.11 12:32   수정 : 2014.11.07 21:43기사원문


은행 이사회의 외국인 이사수 제한정책이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으로 넘어간 제일은행에 사실상 첫 적용돼 이사의 절반가량이 내국인으로 뽑힐 전망이다.

이는 국내은행 투자를 확대해온 외국인 투자가들에 은행감독상의 특성, 은행분야의 고려사항을 집중 주지시켜 지나친 수익성 위주의 경영방침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핵심 관계자는 11일 “한국 사정을 잘 아는 이가 제일은행의 이사를 맡아야 국내은행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이런 점을 SCB측도 잘 알고 있어 감독당국의 권고에 따라 내외국인 이사수를 맞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서 한국씨티은행도 외국인 이사수를 줄였다”면서 “(제일은행도) 민간펀드가 주인일 때와 전략적 투자자가 맡게 된 경우 사정이 다르며 (외국인 이사수 제한쪽으로) 은행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은행의 외국인 이사수를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을 외국인 차별로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SCB가 제일은행에 대한 영업 양수도 인가 승인을 요청해올 때 이사수 제한 방침을 담아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SCB의 제일은행 인수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4월전에 완전히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외국계은행의 주주구성은 뉴브리지캐피털이 대주주로 있던 제일은행이 이사진 16명중 13명, 씨티은행은 13명중 8명, 외환은행은 9명중 6명이 각각 외국인 이사다.
국내은행의 외국인 이사수 제한은 지난해 11월말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처음 제기한 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여야의원 20여명이 외국인 이사수 및 거주지 요건 강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에 나서는 등 구체화되고 있다.

윤위원장은 최근 “국내은행의 내국인 이사수를 절반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외국자본을 배척하자는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외환위기이후 다급해서 미처 챙기기 못한 부분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춰가자는 의미”라고 말해 추진의지를 재확인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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