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방송위 ‘通·放융합’ 난항
2005.03.20 12:45
수정 : 2014.11.07 20:14기사원문
통신·방송 융합 정책을 놓고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힘겨운 줄다리기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인터넷TV(IP-TV)의 법적 규정 문제와 방송통신위원회(가칭) 설립 등 핵심 통신·방송 ‘컨버전스’ 주요 현안 대부분이 의견조율도 이뤄내지 못한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IP-TV 논란은 증폭=IP-TV가 통신사업인지, 방송서비스인지를 놓고 양측간 논란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IP-TV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인터넷주문형콘텐츠(iCOD) 형식으로만 서비스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노성대 방송위원장이 IP-TV를 별정방송으로 규정하는 방송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방송위는 IP-TV를 종합유선방송과 동일한 서비스라고 보고 올해 안에 방송법에 별정방송 조항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방송법개정을 통해 IP-TV뿐 아니라 휴대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방송서비스를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방송위가 정통부와 의견 조율 없이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행 방송법으로 별정방송으로 묶겠다는 것은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통합위원회 설립 ‘갈등’=정통부, 방송위, 문화관광부 등 실무진이 참여하는 ‘멀티미디어정책협의회’가 부처간 이견으로 성과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문제도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에는 방송통신구조개편 전담조직을 만들어 통합위원회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방송 통합은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정통부 장관의 견해와 “올해 방송통신정책기구 수립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내년 3월 방송위원 임기가 끝날 때 새로 출범하는 방송통신위에 업무를 인계해야 한다”는 방송위원장의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
◇정통부·방송위 신경전 팽팽= 양측간 신경전은 FM방송 주파수 출력의 3000∼7000분의 1에 해당하는 1W(와트)로 지역방송을 제공하는 소출력라디오 정책에서도 엿보이고 있다. 정통부와 방송위는 ‘분당FM’ 등 8개 운영사에게 실용화시험국 단계를 거친 후 주파수 월경·혼신 등 문제가 없을 경우 지상파방송을 허가토록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방송위는 “전파가 미약해 문제가 없다는 실험까지 마쳤으나 정통부 입장이 강경해 방송위가 양보한 것”이라고 말한 반면 정통부는 “실용화시험국 운용후 지상파방송 허가를 내줄 수 있을지는 기술검증를 거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