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듯 스르르…소음·진동 전혀없어

      2005.05.10 13:04   수정 : 2014.11.07 18:30기사원문


【대덕=서정환기자】과학입국의 명제 아래 건립된 대전시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엑스포 과학 공원을 지나 한국과학재단을 끼고 돌자 한국기계연구권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로템과 함께 정부의 ‘자기부상열차(마그레브) 실용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자기부상열차 상용화를 앞두고 시승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13일까지 관계인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3㎞의 시험선로 구간에서 진행된다.

정비고에 들어서자 날렵한 유선형의 앞 모양에 붉은 색을 띤 자기부상열차(사진)가 눈에 들어왔다.
기계연구원 김동성 박사의 말에 따라 열차가 레일에 닿았다 떳다 해 보지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이어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 밖 건물들이 지나치는 것을 통해 차량의 움직임을 알 뿐 진동이나 소음도 거의 없다.

김박사는 “실제 탑승자가 느끼는 실내외 소음은 철제나 고무바퀴 경전철의 절반 수준이며 고무, 철가루 등 분진이 없어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했다. 기계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기부상열차의 소음은 고무바퀴 경전철보다 실내에서는 10㏈, 외부에서는 15㏈정도 낮다.

직선 궤도에서는 시속 60㎞이상의 속도를 냈고 등판능력에서도 여타 바퀴식 열차보다 2배이상의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로템 김국진 부장(박사)는 “시험 선로의 길이를 고려해 시속 60㎞까지만 냈으나 최고 속도는 시속 110㎞까지 가능하다”면서 “공전이나 미끄러짐이 없어 등판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총 12만명이 이용해 그 기술력을 입증받은 바 있다. 도시형의 경우 2량 1편성으로 최대 135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이미 10대 국채 사업의 일환으로 이의 실용화를 위해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 이달에는 ‘국가 실용화 사업 최종 추진 과제’로 선정될 예정이다. 이 경우 5년에 걸쳐 5∼7㎞ 복선구간의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이와 별개로 대전 엑스포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간 1㎞ 구간이 우선 2007년 4월 개통될 예정이다.


그러나 독일은 이미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에 약 30㎞의 실용화 노선을 개통한 상태고 경쟁국인 일본도 지난 3월부터 나고야 종합전시관내에 9㎞ 구간의 노선을 운영중에 있다.

로템 장호균 전무는 “말레이지아나 인도네시아 등 일부 도시와 자기부상열차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실용화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보류되거나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조속한 기간내 국내 기술의 상용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또다시 독일이나 일본의 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hwani9@fnnews.com

■사진설명

오는 2007년 개통 예정인 자기부상열차가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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