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여 당신의 밤을 두려워하라
2005.05.30 13:06
수정 : 2014.11.07 17:59기사원문
흡연이 폐암이나 심장병, 고혈압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흡연은 성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31일 금연의 날을 맞이해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의 도움으로 흡연과 발기부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흡연, 성기능에 악영향
남녀를 불문하고 흡연은 성기능 약화에 영향을 준다. 남성의 경우 흡연은 발기부전의 원인이 된다. 남자가 성적으로 흥분하면 음경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 때 음경의 해면체 내에 혈액이 차면서 발기가 시작되고 유지된다. 따라서 혈관의 수축 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발기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담배를 피면 몸 속에 흡수된 니코틴에 의해 음경으로 가는 혈관이 수축된다. 따라서 음경에 혈액이 부족해 발기부전이 발생한다. 또 다른 작용으로 담배는 음경 동맥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키기는데 이것 역시 발기부전의 원인이 된다.
반면 여성의 흡연은 불감증을 일으킨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치나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성기능이 많이 좌우된다. 하지만 전구기나 흥분기 및 오르가슴 때 국소성기의 반응은 남성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여성도 성교시에는 질이나 음핵의 혈관과 평활근이 이완되면 혈액이 공급되야 윤활액이 분비되고 감각도 민감해진다. 하지만 담배를 피게되면 회음부나 국부성기로 혈액공급이 감소하므로 불감증이나 오르가슴 장애를 느낄 수 있다.
■금연만이 해결방법
담배를 피는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그만큼 성기능도 약화된다. 특히 음경의 동맥경화 정도는 담배를 피우는 양에 비례한다. 담배를 하루 한 갑씩 20년을 피거나 하루 두 갑씩 10년을 피우면 음경동맥의 경화 정도는 72% 정도 나빠진다고 알려져있다. 1990년 42∼94세의 일본인을 대상으로 성행동의 관련인자에 대해 조사한 결과 매일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게 발기부전이 더 일찍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에게 완전발기를 방해하는 인자가 바로 흡연이다.
그러면 금연을 하게되면 성기능이 금방 회복될까. 금연하면 음경혈류는 다시 회복되지만 기간에 따라 효력이 다르게 나타난다. 하루 15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4주간 금연 후 음경혈류를 측정한 결과, 하루만 금연하고 측정하였을 때보다 혈류의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물론 간접흡연도 직접흡연과 마찬가지로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연자들은 흡연자 곁에 가지 않는 게 상책이다.
■금연, 보건소를 활용하자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금연을 결심한 후 약국에서 인체부착용 패치와 같은 금연보조제를 하나 구입하려면 몇 만원 가량 내야하는 게 보통이다. 또 몇 번 하지도 않고 금연에 실패한다면 그 돈이 아깝다고 느낄 것이다.
이러한 사람을 위해 올 3월부터 전국 시·군·구 246개 보건소에 금연클리닉이 개설·운영되고 있다. 보건소를 방문하면 흡연체크 소변검사를 통해 니코틴 중독여부에 대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이 결과를 가지고 니코틴 금연껌, 인체부착용 패치, 먹는 약 등을 대상자에 맞춰 처방해준다. 니코레트 껌과 패치는 인체에 해가 없는 정도의 소량의 니코틴 공급을 통해 금단현상을 조절하며, 먹는 약인 부프로피온은 뇌에 작용, 흡연욕구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 보건소에서는 개인의 흡연 중독 여부에 따라 휴대폰을 이용한 금연 상담이나 금연 치료도 제공한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프랑스 금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