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 잇따라 들어선 명동·남대문상권

      2005.08.19 13:35   수정 : 2014.11.07 15:02기사원문


‘서울 상권의 1번지’ 중구 명동에 대형 백화점이 잇따라 개점하면서 일대 상권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주에 문을 연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배후에 있는 남대문시장에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백화점이 문을 연지 1주일 정도밖에 안됐지만 유동인구가 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올 3월에는 명동상가 밀집지역과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롯데타운’이 생겼다. 명품백화점 ‘애비뉴엘’과 지난해에 오픈한 ‘영플라자’가 기존의 롯데백화점과 연결되면서 하나의 상권을 이뤘다.
유동인구를 백화점에 빼앗길 것이라는 명동 상인들의 우려와 달리 상권에 큰 타격이 없었다. 롯데타운이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계층을 주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젊은층이 많이 찾는 명동 상권과는 겹치는 부분이 적었기 때문이다.

■남대문 상권에 봄 오려나

17일 오후 3시에 찾은 신세계백화점 주변은 뜨거운 날씨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하철 4호선과 연결된 지하통로 뿐만 아니라 지상 문으로도 쉴새없이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백화점을 나와 바로 뒤편에 있는 남대문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어렵잖게 찾아 볼 수 있다.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온 박모씨(36세)는 “큰 백화점이 생겨 이곳으로 자주 쇼핑을 올것 같다”면서 “온김에 주변 남대문시장도 둘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문을 연 이후 유동인구가 배 이상 늘었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말이다. 백화점에서 200�V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인삼전문점 세영사 관계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엄청 늘었다”면서 “하지만 이쪽 인도로는 신세계백화점 명품관 공사로 사람들이 다니기가 어려워 아직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노점에서 옷을 파는 김모씨(54)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 향후 매출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최모씨(36)는 “신세계에 왔던 사람들이 여기도 와서 둘러보니까 방문객수는 크게 늘었다”며 “하루에 300명 정도 늘어난 1000여명은 다녀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남대문시장 인근의 신세계부동산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 권리금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면서 “1층 외곽에 있는 10평짜리 상가를 기준으로 권리금 2억원에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500만원 정도”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고급백화점에 자극을 받아 상가 리모델링이나 재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동상가들 한숨돌렸다

2만5000평 규모의 롯데타운은 명동 상가 밀집지역과 4차선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때문에 명동 상인들은 도로를 경계로 백화점과 상가가 상권을 분할하게 돼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전했다.

3개의 건물이 연결된 롯데타운은 고급 레스토랑, 극장 등이 들어서 있어 주변 상권에 위협적인 요소로 인식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타깃 계층이 서로 달라 상권에 큰 영향을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의 의류점 리복 관계자는 “거대한 롯데타운이 형성되면 손님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상인들 사이에 많았다”면서 “하지만 막상 개점을 하고 보니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과 상가 손님들이 크게 중첩되지 않으면서 일부 손님들을 공유하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맞은 편에 있는 모자 전문점 관계자는 “휴가철에다 백화점 손님이 유입되면서 인구가 다소 늘어났다”면서 “아직까지는 매출에 별 영향 없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명동상권이 팽창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화장품 전문점 미샤의 관계자는 “대형 백화점이 인근에 생겨 아무래도 인구 유입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면 명동상가 쪽으로도 사람이 많아져 상권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명동부동산 권택철 사장은 “이곳의 20평짜리 상가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는 1000만∼15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면서 “상권이 탄탄해 권리금 2억∼2억5000만원은 줘야한다”고 말했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사진설명=서울 중구 명동에 롯데타운(롯데백화점·영플라자·명품관)과 신세계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상권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백화점 개점으로 유동인구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남대문시장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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