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8일동안 주식 1兆원 처분…그래도 사는 종목엔 뭔가 있다
2005.08.25 13:36
수정 : 2014.11.07 14:46기사원문
“외국인 스테디셀러를 주목하라.”
주식시장이 외국인투자가의 매도 행진에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이들의 사자세가 꾸준히 유지되는 개별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하는 ‘역발상 전략’이 투자대안으로 권고되고 있다.
이는 최근 외국인 매매동향이 본격적인 ‘셀 코리아’라기 보다는 펀드 세력간 활발한 손바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등 수급상 체력도 굳건한데 따른 것이다.
◇외인 매도세 대형주 집중=25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무려 2377억원 어치를 순매도, 시장 반등세를 제한시켰다. 그러나 이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형주에 2417억원 순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중형주에 대해서는 32억원 어치를 순수히 사들였다.
특히, 시가총액 ‘빅 5’인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POSCO, 국민은행만 85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일단 오는 9월 국내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의 금리 인상 우려감이 전반적인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원 가량을 팔아치우고 있어 셀 코리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평가를 기반으로 한 팔자세라기 보다는 금리인상 가능성이라는 외부변수를 피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으로 해석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전문가들은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 장기간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등 체력이 비축되고 있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주말 한국 관련 해외펀드로 1억 8000달러가 추가 유입되면서 15주 연속 순유입 기조를 유지한 바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이머징마켓으로의 해외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등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 시기를 이들의 매수 슬림화 대상을 파악하는 찬스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인 러브콜=주가 상승’ 주목=주식시장이 이달들어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며 횡보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유지되는 종목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성적을 유지했다.
이달들어 외국인이 284만여주를 순수히 사들인 웅진코웨이 주가는 17.17% 상승했고, MK버팔로와 삼성테크윈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리스트에 등록된 가운데 같은 기간동안 주가가 각각 56.99%와 17.31% 올랐다.
업종별로는 은행과 증권업종에 외국인의 꾸준한 사자세가 유지되면서 시장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주가 흐름을 유지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내수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은행주와 더불어 조선, 화학, 철강 등 제조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외인 지분율이 낮은 종목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미래에셋증권 박경일 애널리스트는 “화학업종에서 금호석유화학, 조선업종에서 한진중공업, 철강업종에서 고려아연 등이 하반기 실적모멘텀이 비해 외국인보유지분이 낮은 종목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특히, 이들 종목은 최근 외국인의 동종업종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사자 움직임이 유지되고 있어 저가 매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 anyung@fnnews.com 조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