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회장 “경영권 방어벽 높인다”

      2006.04.27 14:44   수정 : 2014.11.06 06:53기사원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를 대상으로 한 외국계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특급 처방전’ 마련에 나섰다.

현회장은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을 20.16% 이상으로 높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현재의 23%에서 30%로 확대, 총 지분율을 51% 이상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KCC에 이어 외국계 기업의 적대적 M&A ‘음모’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또한 현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과거에 추진했던 신입사원 수련회 행사를 다시 부활하고 올들어 첫 방북길에 오르는 등 대북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적대적 M&A ‘특급처방전’ 마련

현정은 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단 모임에서 “현대상선은 그룹 총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계열사인 데다 현대건설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맡아야 할 기업”이라며 “그동안 그룹의 지분구조 취약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만큼 앞으로는 지분 매입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회장의 지분 매입 의지는 외국계 펀드 제브란트레이딩이 현대상선 224만주(2.18%)를 추가 취득해 현대엘리베이터(17.16%)를 제치고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현회장은 그룹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와 특수관계인 지분율 23%,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는 허치슨 계열과 우리사주, 범 현대가 지분 등을 확보한 상태로 총 지분율은 현재 48%에 달한다.

그러나 현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허치슨 계열의 케이프포춘(7%), KCC를 뺀 범 현대가(현대산업개발·현대백화점·현대해상화재 등) 지분(약 6%), 우리사주(2∼3%) 등을 모두 동원해 탄탄한 ‘경영권 방어벽’을 세운다는 전략이다.

이럴 경우 제브란트레이딩 지분(17.18%)에 골라LNG와 같은 노르웨이계 펀드인 스타뱅거 지분율(7.4%)을 합해도 외국계 지분은 24.58%에 불과, 현회장과 경쟁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왕회장’ 정신 승계, 대북사업도 가속화

현정은 회장은 그룹의 경영권 방어에 이어 과거 현대그룹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생전에 꼬박꼬박 챙겼던 신입사원 수련회 행사를 부활키로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오는 8월 고 정몽헌 회장 3주기 추모행사와 함께 신입사원 수련회를 금강산에서 열 계획”이라며 “이번 행사에는 8개 계열사 신입사원 외에 해외에 근무하다 복귀한 주재원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현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룹 계열사들간 결속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회장은 올해 첫 방북길에 올라 대북사업에 다시 가속 페달을 밟을 계획이다.

현회장은 29일 금강산 온정각 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금강산 윤이상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 2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해 대북 관광사업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번 현회장의 방북길에는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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