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부츠 신으면 이런 발 질병 생겨요
2007.01.06 11:10
수정 : 2014.11.13 18:27기사원문
■오래 신으면 무좀 걸려요
롱부츠는 좁은 볼, 높은 굽, 짧게는 발목 길게는 무릎 위까지 오는 길이로 통풍이 거의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신발에 비해 같은 시간을 신고 있어도 땀이 더 많이 차게 된다. 신발과 양말, 발가락 사이에 축축하게 땀이 차면 피부 맨 바깥인 각질층이 붇게 된다. 세균은 땀에 불어난 각질을 분해하면서 악취가 나는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이때 심한 발냄새가 난다. 또 땀에 불어난 각질을 녹여 영양분으로 삼아 기생하는 곰팡이까지 나타나면 결국 무좀에 걸리게 된다. 따라서 출퇴근시에는 부츠를 신더라도 사무실 등에서는 슬리퍼나 다른 편한 신발로 갈아신는 것이 발 건강에 좋다.
발냄새와 무좀을 예방하려면 같은 부츠를 여러 날 연속해서 신지 말고 2∼3켤레를 번갈아 신는 게 좋다. 외출 후에도 부츠 속을 드라이어로 살짝 말려주고 신문을 뭉쳐 발부분을 채워 놓으면 신발도 건조되고 발냄새도 어느 정도 사라진다. 또 부츠 속에 박하 잎이나 커피 찌꺼기 혹은 먹다 남은 녹차 찌꺼기를 잘 말려 가제에 싼 후 넣어 두면 냄새 제거 효과가 있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무좀에 걸린 경우에는 항진균제 연고와 먹는 약 치료와 함께 땀에 젖은 양말을 자주 갈아 신고 매일 구두도 2∼3켤레를 돌아가며 신는 등 발관리를 해주어야 한다”며 “특히 발을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사이, 발톱속, 발가락 옆부분까지 확실히 말려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종아리 건강도 해쳐요
통이 좁은 롱부츠는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종아리 전체에 압박을 가해 혈액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이 상태로 하루 종일 부츠를 신고 다니면 다리가 퉁퉁 붓거나 정맥 혈관이 피부 위로 도드라지는 ‘하지정맥류’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는 심하면 미용상 보기 싫을 뿐 아니라 당기고 저리는 등 불편증상이 잇따르고 출혈과 피부 조직의 변질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다면 장시간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새끼 발가락이나 발바닥에 굳은살 또는 티눈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지속적인 마찰과 압박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뾰족하고 좁은 신발을 신지 말고 편안한 신발로 바꿔 주어야 한다.
롱부츠를 선택할 때는 가능한 한 3㎝ 이하의 굽에 종아리를 꽉 죄지 않는 여유 있는 것을 선택하고 하루 종일 신고 걸어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외출 후에는 깨끗이 발을 씻고 족욕을 하는 등 발의 피로를 깨끗이 풀어 주고 발 전용 크림을 발라 주도록 한다.
■발가락도 고생해요
통풍이 되지 않는 부츠 안에 스타킹을 신고 하루 종일 추운 바깥을 돌아나니게 되면 발가락 부분이 땀에 젖은 데다 혈액순환이 안되고 추위에 얼면서 ‘동창’에 걸릴 수 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코나 귀 끝이 새하얗게 변하고 실내로 들어오면 화끈 열이 오르면서 쓰라리고 가렵다면 동창(凍瘡)에 걸린 것이다. 이는 차가운 기온이 몸을 위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바람에 생긴다.
외출 후 발가락 부분이 매우 가렵고 화끈거리면 우선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담가 천천히 녹인다. 가렵다고 문지르면 언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문지르지 말고 깨끗이 씻은 후에 잘 말려 보습 크림을 듬? 발라 준다. 가려울 때마다 수시로 보습크림을 덧발라 준다.
동창이 있는 피부에 물집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물집은 터뜨리지 말고 전문의 진단을 받아 연고를 처방받도록 한다.
요즘 유행하는 부츠는 신발 모양이 앞코가 뾰족한 ‘카우보이’ 스타일이 많다. 이 스타일의 부츠를 자주 신고 다니면 무지외반증과 같은 발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 하계동 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선천적으로 발이 비뚤어질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 모양이 예쁘다고 앞이 뾰족한 신발을 신으면 발변형이 올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앞코가 뭉툭한 앵글부츠를 신는 게 발 건강에는 좋다”고 제안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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