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와인 메이커스 디너
2007.07.26 17:09
수정 : 2014.11.05 08:25기사원문
예전 푹 빠져서 읽던 여행 에세이에 프랑스 보르도 마을로의 여행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유명 샤또를 방문해 동굴같이 생긴 와인 저장고에서 점심부터 저녁까지 와인과 함께 정찬 요리를 먹고 마시는 이야기가 주였는데, 그 요리와 와인 맛이 어찌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던지 당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요즘 같은 여름 휴가철이면 또다시 와이너리로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긴 하지만, 멀리 가지 않고도 똑같이 즐길 수 있는 나만의 방법으로 그 아쉬움을 달랜다. ‘와인 메이커스 디너(wine maker’s dinner)’가 바로 그것이다.
와인 메이커스 디너는 말 그대로 특정 샤또나 와이너리 오너(owner), 또는 와인 양조를 담당하는 와인 메이커(wine maker)와 함께 하는 만찬이다. 작게는 10명부터 많게는 70명 인원의 디너까지, 현지 와이너리에서 온 와인 메이커의 설명을 직접 들으면서 여러 종류의 와인을 음식과 함께 마신다. 단지 장소만 와이너리에서 호텔이나 레스토랑으로 바뀌는 것뿐이다.
보통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식전주로 리셉션을 하고, 지정된 자리에 착석하면 멀리서 날아온 와인 메이커의 인사로 디너는 시작된다. 메뉴는 사전에 셰프와 와인 메이커가 상의해 와인 맛과 음식 맛 둘 다 최고로 보여줄 수 있도록 코스별로 음식과 와인을 짝 지운다. 또 와인 메이커는 매 코스마다 새로운 와인이 나오면 다시금 일어서서 와인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마지막으로는 필자가 가장 기다리는 순서로 와인 메이커가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게스트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인사도 나누고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시간이 펼쳐진다. 이 때는 디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와인을 더 청해도 좋고,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해도 좋다. 이렇게 두 시간여의 와인 디너 여정을 끝내고 나면, 와이너리로 직접 여행을 다녀온 것 이상의 만족감으로 채워진다.
이 유용한 와인 디너를 통해 얻어오는 점도 많다. 자연스럽게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느낄 수 있으며, 또 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레인지의 와인을 비교 시음할 수도 있다. 그리고 평생 만나기 힘든 유명 와인 메이커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광까지!
와인 메이커스 디너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많이 하는데, 행사에 관한 정보는 와인타임(winetime.co.kr) 등의 와인 전문 샵에 회원 가입을 해 놓으면 좋은 디너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재빠르게 소식을 알려준다. 혹은 즐겨 찾는 호텔 레스토랑이 있을 경우, 담당 매니저에게 명함을 건네며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소식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다. 올 가을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급 와이너리의 방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번에는 이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최윤선 (포도플라자 마케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