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2025년께 한국 참여”
2007.12.04 18:51
수정 : 2014.11.04 15:51기사원문
“그동안의 우주산업은 단순 탐사수준의 비행체 개발 정도에만 주력해 왔지만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에 접어들면서 건설기술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에 동참키로 한 만큼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건설기술 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최근 서울 역삼동의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우주건설개발 전략 심포지엄’에서 한양대 이태식 건설환경공학과 교수(프로젝트 관리기술교육원 원장)는 “건설 강국인 우리나라가 우주건설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당장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은 과학기술부가 2020년까지 달 탐사위성 발사를 목표로 한 ‘우주개발 로드맵’을 발표한 직후에 열린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과기부는 로드맵에서 2016년까지 3조6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에는 달 탐사 궤도위성을, 2025년에는 달 탐사 착륙선을 각각 쏘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용홍택 과기부 우주개발정책팀장은 “그동안 우주개발 계획은 인공위성이나 발사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로드맵에 달 탐사 계획을 포함시키면서 건설 등 관련 분야 연구에 대한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건설 기초연구 절실
우리나라 우주건설 분야의 기술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우주건설은 지구의 중력환경에서 진행하는 일반 건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상당한 기초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독일 HE2연구소 플로리안 루에스 연구원은 “달은 공기가 없는 무중력 상태라는 점과 방사선에 노출된 환경이므로 기지건설 등 작업을 하려면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중력 상태이므로 발파작업을 할 경우 먼지가 달 전역으로 떠 다닌다. 꽃가루처럼 미세한 먼지가 우주복으로 침투할 가능성도 높다. 방사선을 막기 위한 장비도 필요하다.
달은 토질도 지구와는 완전 딴판이다. 토양의 특성이 어떤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플로리안 루에스 연구원은 “지금까지 연구결과 달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건축 구조는 아치(Arch)형”이라고 말했다.
미국 혼비 로보틱스 연구소 크리스 재크니 연구원은 “우주공간에서 사용할 드릴과 굴착기 등 건설장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지구에서 달까지 건설자재 등 물체 1㎏을 운송하는데 2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따라서 무거운 건설장비를 우주선으로 나르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며 기존 소재보다 훨씬 가벼운 건설소재를 개발하거나 달에서 화학반응 등을 활용해 벽돌 등 건설자재를 직접 조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레온하드 버놀드 한양대 교수는 “우주 건설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들은 지구에서 적용되는 디자인, 재료 등이 적합하지 않다”면서 “모든 영역에서 전문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우주건설 윤곽 나올 것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2030년이면 우주건설에 대한 상당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건설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달에 호텔을 세우겠다고 계획하고 있는 시점도 2030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이후부터 3∼4년에 한 번씩 100㎏급 위성을, 연간 2기 안팎의 초소형 위성을 쏘아 올려 달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여러 원천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태식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미국, 독일 등이 참여하는 ‘국제우주건설연맹’을 만들어 우주건설 기초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면서 “정부와 건설업계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부 용홍택 과장은 “우리나라 건설기술이 뛰어난 것처럼 우주건설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사진설명=우주건설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