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제작 쇼노트 김영욱 대표

      2008.02.28 16:36   수정 : 2014.11.07 12:03기사원문


타고난 복일까, 남다른 능력일까.

‘어쩌다보니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지만 그런것치곤 얄미울 정도로 성적이 좋다.

그가 뮤지컬 제작자로 변신한건 2005년 여름. 올들어 만 2년 6개월째다. 사람들은 쇼노트의 김영욱 대표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뚱거리지만 뮤지컬 ‘헤드윅’과 ‘벽을 뚫는 남자’라면 무릎을 탁 친다.

■공대생에서 스포츠 에이전트, 공연제작자까지

스포츠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던 공대생이 있었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행복할 것’이란 생각에 대학 입학 시험을 다시 봤다. 이번엔 체육 교육과다.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대형 병원 스포츠 의학 센터에 취직했다.

그러다 헐리우드 스타 탐 크루즈 주연의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봤다.
영화 속 주인공의 직업인 스포츠에이전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그의 인생은 또 한번 방향을 틀었다. 조성민, 우지원, 안정환 등 스포츠 스타들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하는 회사에 들어간 거다. 이곳에서 그는 공연사업부에 소속됐고 바로 여기서 뮤지컬 제작자로서의 이력이 시작된다.

이쯤되면 김대표가 왜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왔다’고 하는지 수긍이 간다. 손에 쥔 돈 한 푼 없이 회사를 차렸고 서른다섯의 젊은 사장은 막연한 두려움을 견뎌냈다.

“저희가 뮤지컬 제작도 하지만 대중 가수들의 콘서트도 무대에 올려요. 가수 박정현 콘서트를 역삼동 엘지아트센터에서 사흘, 세종문화회관에서 이틀간 했는데 3억원을 벌었죠. 뮤지컬 한 편으로 1억원 벌기도 쉽지 않으니 정말 큰 돈이죠.”

이어 뮤지컬 ‘헤드윅’도 20만명의 마니아를 만들며 전례없는 인기를 끌었다. 쇼노트는 이를 발판 삼아 있는 힘껏 도움닫기를 한다. 창작 뮤지컬 ‘첫사랑’과 라이선스 초연작인 ‘스핏파이어 그릴’ ‘펌프보이즈’ 를 잇따라 무대에 올렸다. 이 중엔 돈을 번 작품과 잃은 작품이 섞여있긴 하지만 어쨋거나 쇼노트의 재무제표는 흑자다.

■평생 먹고 살 창작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올 해 쇼노트는 브로드웨이 코메디 연극 ‘디펜딩 더 케이브맨(Defending the Cavemen)’ 초연과 뮤지컬 ‘첫사랑’ 재공연(11월 중순 충무아트홀)을 계획하고 있다.

뮤지컬 ‘헤드윅’은 원조 헤드윅 존 캐머런 미첼의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장기간 릴레이 공연에 돌입한다.

“지난해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헤드윅 콘서트’엔 한국 헤드윅 배우들이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미첼이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어요. 이번에는 미첼 혼자서 이끌어갑니다. 규모도 3000∼4000석으로 지난해보다 작아질거구요.”

미첼이 하루나 이틀 공연한 뒤엔 김수용, 송용진 등 한국 헤드윅 배우들이 최대 5주동안 공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요즘 김대표가 무엇보다도 관심을 쏟는 건 창작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이다. 김아중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을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창작 뮤지컬’로 키우는 게 목표다.

관심사는 뭐니 뭐니 해도 여주인공. 영화 속 김아중의 매력을 무대에서 재현하려면 여배우의 역량이 절대적이다. 김대표는 자세한 캐스팅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정통 뮤지컬 배우보다는 가수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비컬 바람을 타고 만드는 게 아니라 진짜 브로드웨이에 팔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거에요.”

물론 브로드웨이는 모든 제작자들의 꿈이다. 하지만 김대표에겐 브로드웨이 진출이 전부는 아니다.
그의 꿈은 따로 있다. “저희 쇼노트가 다들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였으면 좋겠어요. 훌륭한 인재들이 모이면 브로드웨이에 가는거야 언젠가 이룰수 있지 않을까요.”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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