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 빠진 재벌가 3세 딸들
2008.06.02 23:01
수정 : 2014.11.07 02:47기사원문
재벌가 3세 딸들이 명품과 호텔에 이어 올해 레스토랑에서 격돌하고 있다.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신세계 이명희 회장 장녀)와 장선윤 롯데호텔 마케팅부문 상무(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외손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삼성 이건희 회장 차녀)가 저마다의 특색 있는 레스토랑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조선호텔 정 상무는 디자인 전공을 살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난달 14일 새 단장 오픈한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와 음식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레스토랑 리뉴얼을 위해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총 169개의 유명 호텔, 레스토랑, 카페뿐만 아니라 상업시설까지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한 것도 정 상무다. 특히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며 메뉴 개발팀을 비롯한 요리사들, 식음기획 담당자들이 세계 50여개 나라 요리를 연구하며 특별한 맛을 찾아내도록 했다.
롯데호텔 장 상무는 최근 "전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하며 오는 9월 국내 첫 오픈을 앞둔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 오픈을 독려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문을 연다. 미슐랭가이드에서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이 국내에 들어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 5월부터 본관 3차공사에 들어간 여성 전용층 오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 호텔처럼 파티 공간이나 화장품 구비 등 여성들만을 위한 전용층을 만드는 것.
제일모직 이 상무는 지난 3월 말 오픈한 청담동 10꼬르소꼬모에 깊은 애착을 보이고 있다. 개장 때부터 매장을 자주 들르는 등 애정을 쏟고 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10꼬르소꼬모 유치에 이 상무의 추진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10꼬르소꼬모 매장은 패션 카페와 레스토랑·갤러리·서점·음반 등이 들어선 복합 쇼핑 문화공간으로 이탈리아의 첨단 패션 트렌드를 보여 주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단순 매출 때문이라기보다 300여개가 넘는 해외 브랜드를 아웃소싱해 올 수 있는 구매력을 보유하고 해외 최신 트렌드를 습득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 장 상무가 지난 2005년 오픈한 롯데 명품관인 애비뉴엘 사업을 주도하고 신세계 정 상무가 신세계 본점 본관을 재개관하면서 명품경쟁을 벌인 바 있는데 여기에 제일모직 이 상무가 신 명품브랜드 매장인 10꼬르소꼬모를 통해 가세한 형국이다.
정 상무는 또 조선호텔에 국내 처음으로 비주얼 디자이너를 두는 등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바꿨다는 평이며 장 상무는 지난해 7월 롯데쇼핑에서 호텔 마케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홍보 등을 총괄하면서 호텔 분야에서도 경쟁을 벌여 왔다.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