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두 KIST 에너지재료연구단 박사
2008.07.06 16:13
수정 : 2014.11.07 00:21기사원문
“연구 잘하는 젊은 박사들을 보면 배가 다 부릅니다. 복덩이들이에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금동화 원장은 요즘 유독 젊은 과학자들의 연구개발에 관심이 많다. 최근 이공계에 불어닥친 인재난을 보면서 과학기술의 미래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반가운 소식을 안겨준 젊은 과학자가 있다. 에너지재료연구단 김일두 박사(33)가 그 주인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한 김 박사는 KIST에 들어온 지 겨우 3년이 됐다. 하지만 연구 실적은 놀랍다. 벌써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43편 발표하고 25건의 특허실적을 올리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김 박사가 개발한 초고감도 가스센서는 1억5000만원의 기술료와 4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산업계에 이전되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 반지하 방에서 하숙을 하며 연탄가스를 두 번이나 마신 경험이 있어요. 일산화탄소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생각하니 이걸 해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 박사가 연구비도 없이 센서를 만든 건 우연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는 요즘 이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용 공기질 제어장치(AQS) 개발에 나섰다. AQS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3조원 규모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일본이나 독일에서 수입해 쓰는 실정이다. 김 박사는 현재 연구 중인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결과를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러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연구를 이끌어 낸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최근 가정을 꾸리고 나니 연구환경도 안정되고 모든 일이 잘 되는 것 같더라고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박사의 부인은 KIST가 안겨준 또 다른 선물. 원내에서 만난 이들은 올 초 결혼에 골인했다.
“첫 직장인 KIST에서 결혼도 하고 연구 성과도 많이 나와 더 애착이 갑니다. 이곳에서 내가 수행한 연구들이 실생활에 직접 쓰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꿈이고요.”
태어날 아기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김 박사의 소망이 하나씩 이뤄질 때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것이라는 믿음에 그가, 아니 우리나라 젊은 과학자들이 자랑스럽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KIST 김일두 박사가 개발한 고감도 가스센서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