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후보’ 지생 교수,亞양자정보과학학회 참석

      2008.08.28 21:38   수정 : 2014.11.06 04:16기사원문


“양자암호는 누구도 뚫을 수 없는 최강의 암호체계입니다. 머지않아 각국의 정보기관이나 은행들이 대부분 양자암호를 쓰게 될 것입니다.”

스위스 제네바대학 니콜라스 지생 교수(56)는 28일 “제네바 주 정부는 이미 투표결과의 조작을 막기 위해 선거 결과 전송 시스템에 양자암호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5일부터 고등과학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8회 아시아양자정보과학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지생 교수는 양자암호 분야에서 노벨상 후보로 꼽히는 석학. 그는 제네바에서 ‘이드 콴티규’라는 양자암호 기업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양자암호는 측정하면 상태가 바뀌는 ‘양자(quantum)’의 특성을 통신장비 등의 암호화에 활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 이를 활용하면 정보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누군가가 끼어들어 정보를 훔칠 경우(도청과 유사) 그 순간 정보의 흐름이 바뀌기 때문에 누가 내 정보에 접근을 시도하는지 즉시 파악해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정보를 훔친다 해도 주고받는 두 당사자가 나눠가진 암호키가 없다면 해독이 절대 불가능하다. 현재 우리가 은행거래 등에 사용하고 있는 ‘소인수분해’ 암호방식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면 풀어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꿈의 암호’인 것이다.

하지만 상용화는 아직 초기단계다. 양자암호 시스템 구축 비용이 비싼데다 전송이 가능한 거리도 100㎞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생 교수는 “아직 광자(양자의 일종)를 전송하는 광파이버가 완벽하지 않아 전송거리가 멀어질수록 광자가 소실되는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양자암호는 1%의 광자만 전송돼도 읽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5년 후 은행이나 정보기관 등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생 교수는 이번 학회에서 양자암호 전송 거리를 150㎞까지 늘린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양자암호는 100㎞ 정도까지 전송이 가능했다. 알려진 이론적 한계는 200㎞ 수준이다.

지생 교수는 “최근 실험에서 150㎞까지 양자암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며 “또 광자 중계기를 이용하면 200㎞까지도 전송이 가능하다는 의미있는 연구결과도 얻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일본, 호주 등의 국가에선 양자암호 기술을 구현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NEC, 도시바, 미쓰비시 등 기업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연구개발은 지지부진하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용어

양자(quantum)=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 단위. 복사 에너지에서 처음 발견하여 '에너지 양자'라고 불렸으며 그것이 빛으로서 공간을 진행할 경우 '광양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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