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경제 실용인재 양성 메카로” 조무제 울산과학기술대 총장
2008.10.20 19:24
수정 : 2014.11.05 10:56기사원문
“앞으로 수년 후면 울산과학기술대학(UNIST·이하 울산과기대)이 울산을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작지만 튼실한 대학, 울산과학기술대학이 ‘한국의 MIT’로 불릴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울산과기대 조무제 총장(63)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대학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 총장은 “주위의 기대에 걸맞은 세계적인 명문대를 만들기 위해 울산과기대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하얀 백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는 마음으로 실용과학 분야 최고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울산과기대 출범준비위원회 총장실에서 내년 개교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조 총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울산과기대의 비전과 목표는.
▲울산과기대의 비전은 3가지로 압축해 말할 수 있다. ‘융합’ ‘창의’ ‘글로벌’이다. 미래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분야 지식에 정통한 것보다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융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울산과기대는 자율 전공으로 학생들을 뽑을 예정이다. 대학에 입학해 여러 학문을 충분히 익힌 뒤 대학교 2학년이나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두번째는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다양한 선발지표를 활용해 창의력 있는 학생을 선발한 뒤 토론식 수업을 통해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닌,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겠다. 마지막으로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도 필수적이다. 현재 포항공대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수업 비율은 30% 정도지만 울산과기대는 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한다. 또 세계적인 대학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복수학위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선발 명문 이공계 특성화 대학과 비교해 울산과기대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카이스트와 포항공대는 학풍 자체가 다르다. 카이스트가 응용과학, 포항공대는 기초과학을 강조한다면 울산과기대는 실용과학을 지향한다. 학부 교육은 올린공대, 연구 및 대학원 교육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산·학협력은 조지아공대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는 울산과기대가 자리잡고 있는 울산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최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많기 때문에 신 산·학협력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후발대학으로서 우수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파격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사실 걱정이 많은 부분이었지만 예상한 것보다는 우수학생 선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2009학년도 수시 2학기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350명 모집에 2490명이 지원해 평균 7.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국 과학고에서 360명가량이 지원했고 일반고에서도 내신 1.5등급 이상인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몰려 현재 상황이라면 상위 5%내 우수한 학생들로만 정원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수한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연 2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신입생 중 상위 10%에게는 방학 중 해외 대학 연수비용을, 계열별 입학성적 최우수자에는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겠다. 또 본교 석·박사 재학 시 등록금 전액을 지급하고 세계 명문대학 유학비 지원, 학위 취득 시 본교 교수 우선채용 등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학생 선발과 함께 우수한 교수진 구성도 중요하다. 현재 확보된 교수진 면면은.
▲세계 최고의 교수진을 구성하기 위해 교수 선발기준을 까다롭게 했다. 울산과기대의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강의를 완벽하게 진행할 수 있고 인성도 훌륭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말부터 미국 명문 7개 대학을 직접 방문, 교수초빙에 노력했다. 현재 우리 대학이 선발한 교수는 모두 21명이다. 미국 유명 대학 현지 교수를 비롯해 포항공대, 삼성연구소 출신 등 학문 및 연구성과가 뛰어난 30대 후반의 젊은 교수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외국인 교수를 전체 정원의 20%까지 충원하고 전임교수 250명을 연차별로 선발할 계획이다.
―울산과기대가 최근 대학 대표 브랜드로 신재생에너지를 내세운 이유는.
▲저탄소 녹색경제 실현을 위한 고급인력 양성과 산·학협력 연구를 위한 과학기술은 시대의 화두인 만큼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신에너지 공학부를 설립했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공대와 공동연구소를 설치하고 교내에 한국에너지 기술연구원 분원을 설치하는 등 앞으로 울산과기대를 신재생에너지 연구의 중심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울산과기대는 국내 최초 국립대학 법인이다. 장점과 단점은.
▲국립대 법인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추진돼 온 사업이다. 우선 법인화가 되면 인사권과 예산권이 대학으로 넘어오는 만큼 이에 대한 권한이 자유롭다. 국립대의 법인화는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할 수 있는 근본적인 열쇠다. 실제 일본도 국립대 법인화 이후 실보다 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장기적으로 많은 국립대가 법인화될 것으로 본다. 법인화가 이뤄질 때 단점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대학이 재정지원에 대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신입생을 비롯, 후학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고전이란 가장 현대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는 ‘신탁(神託)’과도 같은 것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고귀한 기록인 고전에 대한 탐독을 게을리 하면 과학도로서 자연에 대한 연구동기도 생겨나지 않는다. 고전을 통해 삶의 지혜와 연구의욕을 높여 나갔으면 한다.
■울산과학기술대는
울산과학기술대학(UNIST·이하 울산과기대)은 명실상부한 국내 이공계 최고 대학을 꿈꾸고 있다.
울산과기대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산194 일원 102만8200㎡ 부지에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인 최첨단 친환경 및 디지털 캠퍼스로 2010년 말까지 조성된다. 캠퍼스 신축은 현대건설을 주관사로 한 미래세움이 임대형 민간투자(BTL) 방식으로 총 2500억원을 투입해 이뤄진다.
입학정원은 1000명, 대학 정원은 5000명(대학원 1000명 포함), 교수는 250여명 수준으로 운영된다. 일단 첫해에는 신입생 500명을 우선 선발할 예정이다.
설치학과는 전자컴퓨터공학부와 기계재료공학부, 생명화학공학부, 도시환경공학부, 에너지공학부, 인간공학부, 테크노경영학부 등 7개다.
울산과기대는 내년 첫 신입생을 일반전형은 전국 상위 5% 이내 학생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이공계 특성화 대학인 카이스트·포스텍(옛 포항공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학교 측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지원자가 부족해 합격자 모집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은 뽑지 않기로 했다.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와 같은 세계적인 대학이 되려면 모집정원에 얽매어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을 뽑지 않겠다는 것이 학교 측의 방침.
신입생 선발방법은 수시모집 70%(350명), 정시모집 30%(150명)다. 수시는 또 특별전형으로 70%(245명)를, 일반전형으로 30%(105명)를 뽑는다. 지난 9월 실시된 수시2학기 원서접수 마감에는 모집인원 350명에 2490명이 지원해 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시모집은 수능성적 80%와 구술면접 20%로 선발하고 학생부 성적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신입생은 첨단융합학문 특성화 전략에 따라 학과 구분 없이 무전공으로 입학하고 적성에 따라 복수전공도 한다.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고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기숙사를 제공한다.
교수진도 이론과 실제(연구경험)를 겸비한 최고 수준의 국내외 교수를 유치할 계획이다.
/정리=bsk730@fnnews.com 권병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