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짜고’ 짝퉁 휴대폰 수출
2008.11.17 21:28
수정 : 2008.11.17 21:28기사원문
국내 굴지의 휴대폰 생산업체 직원과 짜고 수출용으로 개발한 프로그램 메모리 반도체가 부착된 휴대폰 메인보드 등을 빼돌려 ‘짝퉁 휴대폰’ 수천대를 제작, 수출업자 등에게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등록상표 침해행위 등의 혐의로 짝퉁 휴대폰 제작업자 박모씨(46)를 구속하고 A전자 자재관리직원 박모씨(54) 등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관리직원 박씨 등을 통해 건네받은 부품을 제작업자에게 공급한 김모씨(40)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제작업자 박씨 등은 지난해 5월께부터 올 6월까지 A전자 경기 평택공장 휴대폰 생산 원자재 직원 박씨를 매수, 회로도만 그려져 있는 기판(PCB) 2만여개, 프로그램메모리 반도체가 부착된 메인보드, 폐기물로 지정된 배터리 및 충전기 등 각 7000여개를 유출한 혐의다.
이들은 이 부품으로 A전자가 해외 수출용으로 개발한 휴대폰 모델을 정교하게 모방한 짝퉁휴대폰 6350대(시가 9억5250만원 상당)를 제작, 브로커 등을 통해 해외에 대당 3만∼5만원에 수출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국내 휴대폰 수출도매업자 등에게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전자 자재관리 책임자가 이 범행을 묵인할 경우 업체내 창고에 보관 중이던 불용자재를 유출, 정품과 동일한 짝퉁 휴대폰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고 이들의 꾐에 넘어간 직원 박씨는 3500만원을 받아챙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회사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국내 내수용이 아닌 해외 수출용을 선택, 정품을 모방한 짝퉁 휴대폰을 제작해 수출하는 수법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교하게 위조된 국내 유명상표 부착 짝퉁 휴대폰이 해외로 유통됨으로써 국내 상품의 신뢰 저하는 물론, 국제적 공신력을 실추시킬 수 있다”며 “더구나 유통질서 교란으로 국내 상품의 해외진출에 장애를 초래하는 등 국제적·경제적 신용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