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중국, 설 앞두고 야반도주 기업 경계령
2009.01.02 15:03
수정 : 2009.01.02 15:11기사원문
【베이징=최필수특파원】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갑작스런 야반 도주를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오는 26일 춘제(설날)가 다가오면서 경계의 수위를 바짝 높이고 있다.
특히 주장삼각주와 산둥반도에 이르는 동부 연안의 외자기업 밀집지역에서는 근로자들이 외자기업의 무단철수를 우려해 야간 감시조를 편성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고용한 외국기업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폐업하고 경영진들이 철수해 임금을 떼이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돌아가며 밤에도 회사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제가 성장하면서 외자기업에 대한 특혜를 취소하고 고압적 자세를 보이던 지방정부가 이전과 달리 다시 외자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업률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불안 등 파장을 우려해 외국기업들에게 세제지원 등 지원대책을 다투어 내놓고 있으며 각종 불편사항을 점검해 민원 해결에 나서고 있다.
외자기업의 야반도주 대책으로 강·온 양면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경영보가 2일 기업인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도산하는 기업의 약 80%가 야반 도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산둥성 정부가 지난해 초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2003년이후 칭다오(靑島)의 한국기업 가운데 206개사가 비정상 철수를 하는 바람에 2만6000명의 근로자가 갑작스레 일자리를 잃었고 체불 임금이 1억6000만위안에 이르고 은행대출은 7억위안이 고스란히 날아갔다.
중국 정부가 최근 소위 ‘비정상 철수’하는 야반도주 외자기업에 대해 외교적 경로를 통해서라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대외성명을 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선전시의 대만기업인협회 회장 황밍즈는 “자금결제 수요가 많은 춘제를 지나면 상당수 기업들이 자금압박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면서 “정말 무서운 기업의 도산 물결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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