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2천만여건 불법 획득, 무등록 기업형 대부업체 운영 적발)

중국 해킹업자가 판매한 개인정보 2300만여건이 무등록 기업형 대부업체의 대출알선에 악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P업체 대표 김모씨(39)를 구속하고 일명 대포폰 공급업자 윤모씨(63) 등 5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개인정보 판매업자 백모씨(47) 및 대부업체 직원 등 42명, 편법으로 휴대전화를 개통시켜 준 모 통신사 영업팀장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1년여간 경기 의정부에 사무실을 마련해놓고 대출이 필요한 9700여명을 제2금융권 및 사금융권에 중개해 주는 조건으로 대출금의 10∼15%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모두 23억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 등은 개인정보 판매업자 백씨 등 8명에게 건당 50∼70원을 주고 2300만여건의 개인정보를 입수, 대포폰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대출관련 스팸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백씨 등이 인터넷 카페에서 중국 해킹업자로부터 이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이 담긴 개인정보를 구입, 김씨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모 통신 대리점 대표 윤씨 등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대포폰 4500여대를 개통, 김씨에게 1개당 20만∼30만원을 받고 판매하는 등 2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윤씨 등은 인터넷 카페에서 구입한 유령법인 사업자등록증을 통신사에 제출, 법인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수법으로 대포폰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김씨 사무실에서 컴퓨터 20대, 대포폰 300여대, 유령업체 법인 등록증 100여개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e-mail] 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