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없는 여의도 ‘국제 금융허브’
2009.06.19 20:02
수정 : 2009.06.19 20:02기사원문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여의도 ‘국제금융허브 프로젝트’가 외국계 투자은행(IB) 유치 여건악화와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 미비,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선도사업인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건설사업은 준공이 내년 말로 다가오고 있지만 입주금융기관 유치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19일 서울시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국제금융센터(SIFC)의 완공이 내년 말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와 사업시행자인 AIG GRE측이 외국계투자회사(IB)를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 5월 딜로이트와의 계약 이후 거의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허브라는 명성에 걸맞는 ‘외국계 회사’를 입주자로 모집해야 하지만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데다 서울 도심에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시측은 국내에 지점이 있는 외국계 투자회사들에게 여의도 국제금융허브로 사무실 이전을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입주기업에 대한 혜택은 물론이고 이들 금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프라마저 제대로 갖춰지 않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 주최로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중심지 발전방향 심포지엄’에서 서울시 문홍선 금융투자기획관은 “AIG측 마케팅팀과 함께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외국계금융투자회사(IB)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에 이미 본사가 있는 외국계 IB들이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본사 및 대기업 본사등이 몰려있어 시너지효과가 큰 데 이를 마다하고 굳이 세를 얻어 여의도로 이전할 이유가없는 게 그 주된 이유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관계자는 “소매금융이 없는 투자은행의 경우 지점을 낼 이유가 없는 데다 여의도의 경우 외국인을 위한 교육시설이나 주거시설 등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는등 여건이 맞지않아 이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서울시 차원에서 진행 중인 도시환경정비와는 별개로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중앙 부처의 법령 개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여의도 국제금융허브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가 발의한 ‘금융중심지의조성과발전에 관한법률’이 국회에서 의결됐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세제혜택 등의 후속 법령 정비가 미뤄지고 있다. 글로벌금융위기로 기획재정부 등 주무 부처가 손을 놓고 있는 탓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제금융허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금융단지내 입주기업에 대한 법인세 및 취득·취등록세 인하 등 직접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사진설명=서울 여의도 국제금융허브 프로젝트 핵심인 서울국제금융센터 건설현장. /사진=김범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