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

      2009.06.22 18:03   수정 : 2009.06.22 18:03기사원문


#“한 기업의 주식 가격은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가치는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으로부터, 이익은 소비로부터, 소비는 바로 지갑으로부터 나온다. 늘 생각한다. 어느 산업,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두둑한 지갑이 열리게 될지.” (강방천 회장)
국내 최초로 펀드 직접판매를 선언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하 에셋플러스)이 직판 1주년이자 자문사에서 운용사로의 전환 1주년을 맞는다.

강방천 회장은 직판 딱 1주년이 되는 다음달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오후 3시부터 ‘한·일 공동 가치투자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강 회장의 강연은 물론 일본 직판 운용사인 사와카미투자신탁 사와카미 아쓰토 사장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 ‘사와카미 사장에게 투자의 길을 묻다’ 이벤트도 열린다. 펀드 가입자가 아니라도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직판, 정말 어려웠다”

일임분을 제외한 에셋플러스의 수탁고는 지난 18일 기준 639억원이다.


지난해 7월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와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 ‘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 등 3개 펀드를 출시하고 100% 직판으로 이룬 성과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 시장이 침체됐다고 하나 강 회장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판매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 펀드 업계에서 직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든 도전이었다. 그러나 지난 1년을 지내면서 펀드야말로 직판에 맞는 상품이라는 판단 역시 훨씬 더 분명해졌다.

강 회장은 “투자자들과 운용사는 운용 수익을 더 많이 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판매사의 이해관계는 펀드를 얼마나 파는지에 달려 있다”며 “시장이 흥분할 때가 아니라 공포스러운 시기에 오히려 펀드투자를 권할 수 있기 위해서는 판매를 아웃소싱해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직판을 하면서 그가 느낀 것은 운용철학뿐 아니라 판매에 대한 신념도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투자지혜 1. 지갑을 찾아라

올 초 서울 명동의 절반을 메운 사람들은 일본인이었다.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불황 속에서도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호황을 누렸다.

국내 대학들의 최대 고객은 어느새 중국 학생들이 되었다.

이런 일련의 변화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강 회장은 여기서 동북아 국가들의 엄청난 구매력, 즉 두둑한 ‘지갑’을 발견했다.

그는 “지갑이 있는 곳에 기업의 사업 모델이 나오고 가치가 창출된다”며 “소비자가 주는 메시지를 읽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전 세계의 지갑은 바로 유동성을 공급했던 국가들이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로 집행된 재정부문이 전 세계의 소비를 좌우했지만 다음은 민간부문이다. 강 회장은 특히 중국발 동북아 소비자의 구매력에 초첨을 맞춘 소비재 관련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투자지혜 2. 기업보다 주주의 이익을

올 초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시장이 다소 달라졌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시장은 견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급증한 기업공개(IPO)나 주식연계채권 등 신규 공급 물량이 상승세를 제약하기 시작한 것.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한 기업이라면 이익이 증가한다 해도 주주의 이익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관점에서 그는 녹색성장 관련 기업에의 투자도 아직까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녹색산업이 성장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산업이 성장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하면 기업의 이익은 담보할 수 없다”며 “경쟁 단계를 지나 주도 기업이 판가름난 후에 주주로서 참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매칭매니저

한 걸음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에셋플러스가 추구하는 모습은 동북아 자산운용사다. 엄청난 구매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구가할 동북아 지역에서 1등 기업을 선별해내고 투자자들과 연결시켜주는 선두 운용사가 되겠다는 것.

강 회장은 “운용사의 역할은 시장의 방향성을 잘 판단하는 것보다 투자자를 대신해 시장을 이끌어 갈 기업을 선별해내는데 있다“며 “소비의 흐름을 읽고 동태적인 1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간다면 동북아 자산운용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기반도 재미동포 등 점차 해외로 넓힐 계획이다.

동포펀드 판매를 위한 국내 규정은 개정됐다.
그러나 동포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미국에서 일임계약이 아닌 공모펀드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에셋플러스는 지난달 27일 일임 자문업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허가를 받았다.
공모펀드 판매를 위한 절차도 논의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 영업사무소 설립도 추진 중이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 약력 ▲49세 ▲전남 신안 ▲87년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87년 SK증권 ▲89년 쌍용투자증권 펀드매니저 ▲94년 동부증권 펀드매니저 ▲95년 이강파이낸셜 서비스 ▲99년 에셋플러스 투자자문 설립 ▲2000년 기획예산처 기금운용평가단 평가위원 ▲2008년6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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