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표원 망신살’의 교훈/김홍재기자
2009.08.12 18:19
수정 : 2009.08.12 18:19기사원문
최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밀랍인형을 만들 때 사용하는 접착제를 가발용 접착제로 오인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왔다고 발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망신살이 뻗쳤다.
기표원은 지난 10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발용 접착제 18개 제품 중 9개 제품에서 톨루엔이 검출됐으며 한 개 제품에서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가 함께 검출됐다고 발표한 제품과 제조업체가 모두 잘못됐다는 것이다.
당초 기표원은 그리마스사가 제조한 ‘그리마스 스프리트검’ 제품에서 톨루엔이 1070㎎/㎏, 포름알데히드가 53㎎/㎏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톨루엔은 피부염, 두통, 중추신경 장애를 일으키고 특히 발암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알레르기와 접촉성 피부염 등을 일의키는 유해 물질로 알려지면서 해당 업체에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제품은 가발용 접착제도, 그리마스 제품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표원 산하 한국화학실험연구원은 아가미모델링이라는 판매사로부터 그리마스 제품 샘플을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이 제품은 워크사에서 제조한 ‘워크코리아’라는 제품으로 밀랍인형 접착제로 밝혀졌다. 결국 아가미모델링은 밀랍인형 접착제를 그리마스 상표를 붙여 가발용 접착제로 속여 판매해 온 것이다.
기표원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밀랍인형 접착제를 가발용 접착제로 알고 안전성 조사를 벌여 톨루엔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뒤 인터넷 ‘제품안전포털시스템’에 까지 올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해당 업체가 항의해 인터넷에서는 삭제됐지만 회사와 제품의 이미지 실추를 주워 담기에는 너무 늦고 말았다. 일차적으로 판매사에 책임이 있지만 정확하고 공정한 샘플 구입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