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준·박상현 “절친한 형 동생 그린선 양보없죠”

      2009.10.08 17:51   수정 : 2009.10.08 17:51기사원문

【제주=정대균기자】“형, 나 겨울학교(시드전) 가면 안되니까 우승 넘보지마”, “나도 우승해야 하는데 어쩐다.”

8일 제주도 제주시 라온GC 스톤, 레이크코스(파72·718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SBS코리안투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총상금 3억원) 1라운드에서 오전조로 경기를 마친 뒤 단독 선두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린 루키 이대준(24·포틴)과 박상현(27·앙드레김 골프)이 서로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나눈 대화다. 이대준은 마지막 홀에서 아웃오브바운스(OB)로 인한 더블보기와 보기 1개, 이글 1개, 버디 6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남영우(36·지산리조트)와 공동으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찼고 박상현은 1타차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둘은 박상현이 지난해 인천 영종도 드림골프레인지 내에 있는 포틴 골프아카데미에 들어가면서 처음 알게된 이후부터 친형제처럼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지난해에는 올 시즌 시드전에 같이 가자며 항공권과 숙소를 함께 예약했는데 박상현이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KPGA선수권대회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이대준 혼자 퀄리파잉스쿨을 다녀와야만 했다.

지난 5월 박상현의 생애 첫 승으로 막을 내린 SK텔레콤오픈서는 1, 2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또한 올 여름 휴식기에는 전남 순천의 레이크힐스순천CC서 단기간 전지 훈련을 함께 치렀고 이번 대회서는 라온골프빌리지에서 동거를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적과의 동침’이지만 둘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서울 출신인 박상현이 전남 장흥 출신인 이대준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의 잠재력과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됨됨이에 반해서다. 박상현은 “연습벌레인데다 목표가 뚜렷하다. 그러면서도 휴식을 취할 때는 확실하게 쉰다”면서 “구력 5년이라는 짧은 커리어지만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다”고 후배를 치켜 세웠다. 이대준은 “(박)상현이 형이 나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너무나 잘해준다”면서 “여름에 레이크힐스순천CC서 같이 훈련하면서 드라이버와 퍼팅 레슨을 해주었는데 그 덕을 하반기 대회서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선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대준은 골프 입문 4년 만인 지난해에 KPGA 정회원 자격과 올 시즌 시드권을 동시에 거머 쥔 루키다. 목포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면서 취미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가 그해 겨울에 동향인 후배 프로 이민창(22·슈페리어) 등과 함께 떠났던 베트남 전지훈련이 계기가 돼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 훈련을 같이 떠났던 선수들이 이른바 ‘100돌이’였던 자신을 철저히 따돌린 것에 화가 난 이대준은 운동하는데 여러 제약이 따른 목포대를 그만 두고 호남대학교로 재입학하면서까지 골프에 올인했다. 장기는 신장 173㎝, 체중 71㎏의 다소 왜소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평균 28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샷이다.

한편 올 시즌 상금왕과 밸런타인 대상 1위에 올라 있는 배상문(23·키움증권)은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5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배상문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은 공동 20위(1언더파 71타)로 더딘 출발을 했다. 올 시즌 부상과 부친상 등 악재에 시달린 황인춘(35·토마토저축은행)도 공동 3위에 랭크되며 시즌 첫 승에 청신호를 켰다.

/golf@fnnews.com


/사진설명=8일 제주도 제주시 라온GC서 열린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1라운드에서 5언더파로 선두에 오른 이대준(왼쪽)과 1타차 공동 2위에 랭크된 박상현이 연습 그린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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