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들이 말하는 꼴불견 골퍼

      2010.02.15 13:35   수정 : 2010.02.15 13:32기사원문
흔히들 도우미를 일컬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한다. 전체적인 라운드 흐름을 조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행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이른바 ‘진상’들을 만나게 되면 그 본분과는 관계없이 도우미는 하모니를 연출하는 지휘자가 아닌 불협화음의 원흉으로 지목돼 ‘몹쓸 어르신들’의 공공의 적 신세로 전락한다.

도우미들이 말하는 진상 골퍼는 무매너, 무에티켓, 무규칙 등 이른바 ‘3무 골퍼’를 일컫는다. 반면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는 골퍼는 도우미들 사이에서 외모, 연령, 핸디캡에 상관없이 ‘짱’으로 통한다.


올 시즌 모든 골퍼들이 ‘짱 골퍼’가 되길 기대하면서 최근 롯데스카이힐 김해CC 도우미들이 회원들 앞에서 펼쳐 호평을 받았던 무언극을 통해 도우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상 골퍼의 유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끊나? 여기가 사무실인가?

대부분 골퍼들이 라운드시 휴대폰을 갖고 나온다. 걔중에는 매너 모드가 아닌 요란한 음악의 컬러링 상태로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지극히 이기적 행동으로써 만약 동반자가 어드레스에 들어갔을 때 전화벨이 울리게 되면 심한 다툼으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진행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화를 하는 것도 필드에서 퇴출되어야할 대표적 행태인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천불난다, 내일 칠껀가?

매샷을 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KLPGA는 첫 번째 플레이어는 50초, 그 다음 부터는 40초, KPGA는 30초로 잡고 있다. 만약 1분이 넘게 되면 벌타 상황이 된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다. 하지만 주말 골퍼들 중에는 이러한 규정과는 무관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불필요한 프레샷 루틴이 원인이다. 엄습하는 불안감은 이해가 되지만 몇 차례 연습 스윙을 한 뒤 어드레스에 들어갔다가 다시 푸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프레샷 루틴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근육이 경직돼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우짜라고, 한 모금 하라고?

대부분 골프장이 카트나 지정된 흡연 장소 외의 코스내에서는 금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애연가들은 ‘그건 너희들 생각’이라며 막무가내로 흡연 욕구를 충족한다. 심한 경우는 샷 중에도 담배를 물고 있거나 그린에도 버젓이 담배를 들고 올라 온다. 더러는 샷을 할 때 캐디에게 담배를 맡기는 후안무치형도 있다. 이럴 때 캐디는 “우짜라고 한 모금 하라고”라고 반문하고 싶단다.

■니가 프로냐? 그럼 알아서 치든지…

거리 표시목을 옆에 두고서도 “언니 거리가 얼마야?”라고 습관적으로 묻는다. 이 때 결과가 좋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 물론 도우미도 약간의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한 채 거리가 맞지 않으면 자신의 잘못된 샷은 뒷전이고 책임은 전적으로 도우미 몫으로 돌아간다.

■모텔 잡아 드려요?

도우미들에게는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는 부인과 애인 구별법이 있다. 남여가 멀찌감치 떨어져서 걷거나 주고받는 말이 퉁명스러우면 십중팔구는 부부사이다.
반면 애인 사이는 매샷마다 친절하게 레슨을 하거나 거의 붙어 다니면서 닭살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더러는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민망할 정도의 스킨십에 열을 올리는 막가파형도 있다.
이와는 약간 다르지만 아주 진한 음담패설을 늘어 놓으며 도우미의 반응을 즐기거나 아무데서나 노상방뇨를 하는 골퍼들도 도우미들이 꼽는 대표적 진상 골퍼다.

/golf@fnnews.com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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