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거제 둔덕기성 사적 지정 예고
2010.04.26 10:14
수정 : 2010.04.26 10:05기사원문
거제도 서편에 위치한 둔덕기성(屯德岐城, 일명 폐왕성)은 7세기 신라시대 성의 축조 수법을 알려 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현문식(懸門式, 성벽의 외면에서 바라볼 때 凹형태) 구조인 동문지(東門址)와 삼국시대 초축(初築)되고 고려시대 수축(修築)된 성벽 등은 축성법의 변화를 연구하는데 학술적 가치가 크다.
또한, 이 유적에서 인화문(印花紋) 토기, 상사리 명문기와, 청자접시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됨에 따라 신라 문무왕대 설치된 상군(裳郡) 및 경덕왕대 거제군의 치소성(治所城)으로 추정되며, 고려사·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의하면 고려 의종이 3년간 유배되고 조선 초 고려 왕족이 유배된 장소로도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성은 당초 의종이 거제도로 유폐된 후 축성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동아대박물관의 지표조사(1999년),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의 4차례 시굴·발굴조사(2004∼2009년)와 거제시가 주최한 학술세미나(2009년10월) 등을 통해 신라시대에 초축된 것이며 대형 문루를 갖춘 현문식 문지구조(門址構造)와 체성(體城)의 축조수법이 타 산성에 비해 정연하고 집수지의 규모 등을 볼 때 관방·치소·유배지 등의 기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고려 의종 유폐지로 전해져 불려온 ‘폐왕성’이라는 명칭은 1934년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통영군지’에 처음으로 언급되고 있어 더 오래된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32권 거제현 고적조(古跡條) 등에 기록된 둔덕기성이라는 명칭이 거제도의 객사였던 기성관(岐城館)과 함께 성곽의 역사성과 거제도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으므로 사적 명칭을 ‘거제 둔덕기성’으로 정했다.
문화재청은 30일 간 지방자치단체 및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거제 둔덕기성’을 사적으로 공식 지정할 예정이다.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