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실태조사,제2금융권·대부업체 ‘어쩌나’
2010.07.25 17:37
수정 : 2010.07.25 17:37기사원문
지난 21일부터 최고 이자율이 44%로 5%포인트 인하되면서 이미 한 차례 대출금리를 조정한 이들로서는 '엎친데 덮친'격이다. 하지만 이들 금융사는 조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저신용자들에게 대출하기 때문에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 높은 금리를 매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은행의 가중평균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월 말 현재 연 6.3%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평균 19%)이나 현금서비스(25%)에 비해 훨씬 낮다.
특히 캐피털사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32%), 저축은행의 300만원 미만 가계대출 금리(33%), 대부업체 금리(42%)에 비해서는 5분의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캐피털사 등은 ▲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고 ▲대출액의 7∼8%에 해당하는 중개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며 ▲주로 저신용자들이 고객인 탓에 부실률이 높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신용대출+담보대출) 연체율이 0.8%인데 비해 6개 전업카드사는 2.2%, 저축은행은 13%, 대부업체는 19%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의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금리의 격차는 무려 20∼30%나 된다. 조달금리의 경우 카드 및 캐피털사가 5∼9%, 저축은행이 4%, 대부업체가 12∼1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대출자의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대출자에게는 대체로 최고이자율에 육박하는 금리를 물린다는 것이다.
한양대 경영학부 이상빈 교수는 "캐피털사의 경우 조달금리에 가산금리, 일반관리비까지 감안해도 평균 32%의 금리는 너무 높다"면서 "실태조사를 통해 원가계산을 해본 뒤 적정한 수준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금융사에 대해 무리한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면 부실 위험이 큰 저신용자를 대출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고 대출심사를 강화할 경우 대출신청자 상당수가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등록 대부업체의 평균 대출 승인률이 20% 안팎이어서 대출 승인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당장 제2금융권 등의 금리를 인하하라고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고객의 신용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blue73@fnnews.com윤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