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한컴’ 9번째 인수전 과열

      2010.08.11 05:45   수정 : 2010.08.10 22:30기사원문
벤처 1세대이면서 국내 대표적 토종 소프트웨어(SW)기업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인수전이 갈수록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기업 존속과 가치향상을 위해서는 매각작업에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 대주주인 셀런에이치는 보유지분 28.3%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소프트포럼과 하우리컨소시엄, 하나온컨소시엄 등 3곳과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액티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한컴은 지난 1990년 설립 이후 9번째 주인을 맞게 됐다.

■10년 동안 무려 7번이나 손바뀜

업계에서는 한컴이 국내를 대표하는 토종 SW기업인 만큼 한컴의 기업가치 향상과 존속을 위해서는 인수업체들의 자금조달 계획과 향후 운영계획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컴은 오피스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인수자들이 비싼 값에 회사를 재매각하는 데만 열을 올리면서 지난 2000년 이후 무려 7번이나 손바뀜이 일어났다"며 "이제라도 기업가치를 높이고 경영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수자를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컴은 자사의 오피스 프로그램 '한글'이 국내시장에서 20%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씽크프리'가 탑재되는 등 모바일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한컴 직원들도 이번만큼은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인수자로 낙점돼 기업가치를 올려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보안업체 인수 시너지 효과 클듯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4곳을 살펴보면 각자가 장단점에 따라 향후 기업경영 의지나 발전방안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하우리컨소시엄은 보안소프트웨어 업체 하우리와 한림건설이 손을 잡았다. 하우리는 2008년에도 한컴과 제휴를 통해 유통사업을 한 적이 있는 만큼 한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한림건설의 현금동원력이 좋아 자금 마련에 큰 부담 없이 지속경영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소프트포럼은 지난해부터 한컴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적극적인 구애를 펴왔다. 더구나 소프트포럼이 보안소프트웨어 업체인 만큼 한컴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내비게이션 업체 에스켐, 의료기기 전문업체 썸텍 등 5∼6곳을 인수할 만큼 지나친 공격적 인수합병에만 치중했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현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펀드나 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엄서 인수 땐 SK그룹 사업연계도 가능

하나온컨소시엄은 하나온-네오플럭스-세븐코스프-파로스인베스트먼트코리아로 구성됐다. 부동산개발, 사료업체 등 각기 다른 업종이 모인 컨소시엄으로 향후 경영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또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액티엄컨소시엄은 사모투자펀드(PEF)로 SK그룹 총수와 사촌관계에 있는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이 설립자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자에서 인수자가 결정되지 않아 한컴 인수가 현실화될 땐 향후 SK그룹과의 사업연계는 물론 기업가치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차순위협상자 지위임에도 경영정상화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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