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짝퉁 ‘아이폰4 화이트’ 5만원이면 살수 있어

      2011.04.11 17:12   수정 : 2014.11.06 21:51기사원문
【중국(북경)=홍석희기자】 '짝퉁'은 이미 나온 제품을 본떠 만든 '모방 제품'을 지칭한다. 그러나 중국 짝퉁시장에선 이 정의가 일부 수정돼야 할 듯하다. '앞으로 나올 제품' 또는 '앞으로 나올 수도 있는 제품'과 유사한 가짜 제품이 시장에 사전 유통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흰색 아이폰4와 한동안 출시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됐던 '아이폰 미니'는 이미 중국 짝퉁 시장에선 팔리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상하이 룽바이 지역의 '짝퉁 시장' 퉁양상샤를 찾았다.
이곳은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한인촌 지역으로 외국인들도 쇼핑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상하이에는 이곳 외에도 몇 곳의 짝퉁 시장들이 성업 중이다.

기자가 찾은 짝퉁 휴대폰 매장엔 평일이어서 그런지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상점 내부 풍경은 한국 휴대폰 매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벽면에는 각종 액세서리가 가득 진열됐고, 진열대 뒤에는 상점 주인이 앉아 손님을 맞고 있다. 한국과의 차이점이라면 이곳 제품은 모두 가짜라는 점이다.

유독 관심이 간 제품은 바로 흰색 아이폰4다. 애플은 아직 흰색 아이폰4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카메라의 '빛샘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흰색 아이폰4 출시가 왜 지연되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중국 짝퉁 시장에선 이미 흰색 아이폰4가 출시돼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빠른 모방자'(fast follower)가 그동안 짝퉁 제품의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앞으로 나올 제품을 미리 만드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듯했다.

진짜와 가짜는 육안으로는 차이를 구분키 어려울 만큼 유사했다. 가격은 우리 돈 약 16만5000원(1000위안). 그러나 부르는 가격보다 한참 저렴한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략 5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아이폰 미니'도 눈에 띄었다. '아이폰 미니'는 한동안 휴대폰 업계에서 출시 여부의 진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제품이다. 지난 2월에는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까지 가세하면서 애플의 '아이폰 미니' 출시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애플은 관련 보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그런데 그 어느 곳보다 먼저 중국 짝퉁 시장에 '아이폰 미니'가 출시돼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들 짝퉁 제품들은 애플 앱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다. 통화나 문자 정도만 주고받을 수 있다. 터치감 등 실제 제품과 비교를 하려 했지만 상점 주인은 전원 켜는 것을 허락지 않았다.

애플 제품 외에도 이곳 매장에는 세계 유명 휴대폰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대만 HTC 제품과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시리즈, 그리고 노키아 제품도 여러 종 전시돼 있다.

노키아가 '명품 휴대폰'을 지향하면서 만든 최고급 휴대폰 브랜드 '버투(VERTU)' 상품도 진열돼 있다. 이 브랜드의 실제 제품 가격은 저렴한 것은 수천만원, 가장 비싼 것은 수억원에 이르지만 이곳 짝퉁 시장에선 단돈 14만8000원(900위안)에 구매할 수 있다. 흥정 전 가격임을 고려하면 대략 3만∼4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휴대폰 액세서리들도 모두 정가의 십분의 일 수준에 거래됐다. 한 액세서리 제조사 I사 휴대폰 케이스는 2000원 안팎에, 이어폰도 대략 3000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제조된 짝퉁폰은 약 1억75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hong@fnnews.com

■사진설명=중국 상하이 소재 짝퉁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흰색 아이폰4의 뒷모습. 사진 촬영을 허용치 않던 상점 주인은 약 4만원어치(250위안) 이상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고 나서야 비로소 촬영을 허용했다. 가짜 아이폰4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려울 만큼 진짜와 유사했다.
애플은 아직 아이폰4 흰색모델의 출시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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