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 “크기 줄인 얼음 정수기로 탁상용 시장 잡을 것”

      2011.04.19 17:15   수정 : 2014.11.06 21:00기사원문
얼음정수기의 진화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얼음정수기를 선보인 이후 관련 시장을 주도해 온 청호나이스가 최근 또다시 획기적인 얼음정수기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피가 커 기존의 얼음정수기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이과수 얼음정수기 mini’를 통해 전체의 60%가량으로 추정되는 탁상용 정수기 수요를 잡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청호나이스 이석호 대표이사를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만나 ‘청호나이스와 물’ 이야기를 들어봤다. 얼음정수기 미니에서 뽑은 튤립 모양의 얼음이 들어간 물을 한 잔씩 마시면서….

사실 이과수 얼음정수기 mini(이하 mini)는 1년 전에 이미 제품이 나왔다.

“싱크대 등에도 쉽게 올려놓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수기의 크기를 줄였지만 얼음을 만들어 저장고에 저장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법적인 소음기준은 충족했지만 소비자들이 시끄럽다고하면 시끄러운 것이다. 그래서 재질도 변경해보고 부품 배치도 새로 해보고 1년가량 테스트를 거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산고의 고통을 1년이나 겪은 셈이다. 이 대표도 8개월 전부터 자신의 집에 mini를 설치해 놓고 매일 테스트 아닌 테스트를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mini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그는 말한다.

“mini와 같은 크기의 또 다른 정수기를 디자인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에서 디자인해왔다. 완성 단계에 있고 이 제품은 오는 6월 말께면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얼음정수기의 선도자로서 ‘얼음정수기+커피머신’ 등 다양한 기능을 접목한 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나갈 것이다.”

최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 우려로 ‘깨끗한 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물속에 포함돼 있는 각종 유해물질을 가장 완벽하게 걸러내는 역삼투압 방식의 멤브레인 필터를 적용한 정수기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1994년 창사 이후 지금까지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만을 고집하고 있다. 현존 기술로 가장 완벽한 정수기술이 바로 역삼투압식이고 ‘물을 아는 사람들’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또 청호나이스는 연간 매출액의 7%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물속의 미네랄까지 걸러버리는 역삼투압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 대표는 “물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을 섭취하려면 수영장에 있는 물을 다 마셔도 모자랄 것이다.(웃음) 멸치 한 마리나 상추 한 장만 먹어도 미네랄은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물은 가능하면 가장 깨끗하게 마시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역삼투압식의 장점이 알려지자 최근엔 대지진 때문에 ‘깨끗한 물’을 찾으려는 일본 고객이 늘어나고 있단다. 인터뷰를 한 이날도 이 대표는 일본 바이어와의 미팅이 예정돼 있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25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2116억원에 비해 5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올해엔 40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세대로 하더라도 3200억∼3300억원은 거뜬하다. 여기에 신제품 효과와 조직 강화 등을 통해 4000억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이달 11일 출시한 ‘이과수 얼음정수기 mini’는 당초 4월에 목표했던 5000대 판매량을 훌쩍 넘어 현재 1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한 모델만으로 월간 2만대 판매도 거뜬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수기 판매, 관리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3000명가량의 플래너 조직도 올해 말까지 5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이하게도 청호나이스는 홈쇼핑에서도 플래너를 채용하고 있다. 다음달에도 홈쇼핑을 통해 플래너를 뽑을 예정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진출한 지 만 4년째인 중국의 경우 지난해에만 7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50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앞서 청호나이스는 중국 최대 가전회사인 광둥메이디(MIDEA) 그룹과 정수기 및 필터 생산·판매를 위한 합자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중국은 매년 두 배 정도씩 성장하고 있을 정도로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 외에 미국, 동남아, 호주, 독일 등 전 세계 30여개국에 청호나이스 정수기가 판매되고 있고 대규모 수출계약도 증가하는 추세다.”

화장품사업도 방문판매를 탈피해 브랜드 샵 진출과 홈쇼핑 판매를 통해 점유율을 더욱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격이 최선이란 믿음 때문이다.

“화장품도 90% 정도가 물로 이뤄져 있어 물 전문기업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먹는 물뿐만 아니라 바르는 물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시장 공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 나갈 것이다.”

청호나이스는 필터 제조 기술 노하우를 정수기뿐만 아니라 대용량 정수 설비 사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독도경비대의 경우 청호나이스가 설치한 조수기를 통해 바닷물을 정수, 식수로 활용하고 있으며 전북 군산 비흥항에 설치한 조수기는 인근 상점들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물 관련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물’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이석호 대표는 “물은 쓰나미처럼 인간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인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또 물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지어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도 물은 마시지 않느냐.(웃음) 물 전문 회사로서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며 “소중한 물을 깨끗하게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청호가 제공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bada@fnnews.com김승호기자

■사진설명=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이과수 얼음정수기 mini의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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