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구동의 안전한 차 ‘스바루’ ②

      2011.05.11 19:26   수정 : 2014.11.06 19:13기사원문

2011 4월 서울모터쇼. 스바루가 첫 선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브랜드라 첫 선에 많은 공을 들였다. 수평대향형 엔진인 ‘박서엔진’의 구조를 보여주기도 했고 랠리카 ‘임프레자 WRC STI’도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의외의 곳에 스바루의 브랜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차가 있었다.

도요타 부스에서 스바루가?

의아한 일이다. 같은 일본차라고 하지만 도요타 부스에 스바루 자동차가 있다니. 그것도 제일 중앙에 무대 위에 올라 서있다.

▲ 도요타 FT-86 /사진=위키피디아
억지 주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이렇다. 도요타 부스에 등장한 FT-86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FT-86은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일본 만화 ‘이니셜D’에 등장하는 차 도요타 AE-86을 새롭게 해석해 만든 모델이다. 2012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이 차는 2도어 쿠페로 스바루에서 생산한다. 도요타 자동차를 스바루가 생산한다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스바루 브랜드를 이해하기엔 가장 좋은 사례다.

제휴, 합병, 투자..스바루의 역사

1편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스바루는 후지중공업을 비롯한 6개의 회사가 모여 만든 자동차 브랜드다. 이후 경차 제조를 시작으로 4륜구동차로 명성을 이어갔다. 또 포르쉐와 스바루만 사용하는 수평대향형 엔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엔진과 구동방식을 비롯해 독특하고 독자적인 캐릭터를 가진 차와 달리 회사는 합병과 제휴를 계속했다.

1989년에는 대만의 베스파사와 ‘대경자동차공업’을 설립했다. 1987년에는 일본의 트럭 생산회사인 이스즈와 공동출자로 미국에 ‘스바루-이스즈 아메리카(SIA)’를 설립했다. 1990년에는 닛산과 제휴를 시작했고 닛산의 펄사를 위탁생산하기도 했고 1999년 12월에는 미국 GM의 자본을 받아들여 제휴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다.

‘대경자동차공업’은 2002년 혼다에 매각했고 GM과의 제휴는 2005년 종료하고 이때 도요타의 자본을 받아들였다. 2011 서울모터쇼 도요타 자동차 부스에서 스바루를 찾을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바루는 지금도 도요타의 경차를 비롯해 캠리까지 위탁생산하고 있다. 스바루가 생산하는 차종은 14개에 이르지만 그중 1.3리터의 소형차 ‘덱스’와 경차 ‘스텔라’는 도요타의 경차 브랜드 ‘다이하츠’에서 ‘쿠’와 ‘시리온’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제휴와 합병의 역사가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4륜구동 대표차종으로 인기몰이

앞서 언급한 경차를 제외하면 스바루의 차종들은 기본 베이스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유산’이란 뜻을 가진 ‘레거시’는 스바루 중형차의 기본 모델이다. 레거시를 좀 더 길게, 높게 만든 것이 CUV ‘아웃백’이며 이보다 더 SUV 형태를 강조한 모델이 ‘포레스터’다. 세 차종 모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겨울이면 미끄러운 길을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국내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차도 있다. 랠리를 위해 만들어진 ‘임프레자’가 바로 그것. 일반적으로 양산차를 만들고 개조를 통해 랠리에 참여하는 것이 자동차 브랜드의 일반적 방식이다. 수익성이 보장되는 양산차를 먼저 만들고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랠리에 참여하는 것이다.

▲ 스바루의 랠리카 ‘레오네’/사진=위키피디아

하지만 스바루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랠리에 참가하기 위해 ‘임프레자’를 개발했고 덤(?)으로 양산도 했다. 1980년대 스바루는 승용차 ‘레오네’를 개조해 랠리에 참가했다. 역시 풀타임4륜구동을 장착했고 수평대향형 엔진을 장착했다. 이후 승용차 레거시를 이용해 1990년대 초반까지 랠리에서 이름을 날렸고 1993년 ‘임프레자’가 등장하면서 스바루는 ‘랠리의 왕’으로 발돋움한다.

‘임프레자’는 도요타의 ‘코롤라’, 혼다의 ‘시빅’과 같은 등급의 소형차다. 국산차로 치면 ‘아반떼’급이다. 여기에 ‘스바루 테크니카 인터내셔널(STI)’라는 모터스포츠 브랜드를 만들어 랠리카로 데뷔했다. 이후 4륜구동 승용차로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과 더불어 스바루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임프레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바루코리아의 최승달 대표는 지난 4월 인터뷰를 통해 “올 해에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 일본서는 안전한 4륜구동..국내 인지도 아직 약해

지난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브랜드 스바루는 아직도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여섯 개의 별로 이뤄진 앰블램은 ‘도대체 무슨 차야?’라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특히 눈이 많이 왔던 지난겨울에 주변 사람들을 놀랬다. 독일산 유명 SUV도 못 올라가는 길을 스바루가 올라갔다던가, 승용차처럼 생긴 차가 오프로드 코스를 정복했다는 등 이른바 ‘무용담’같은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 스바루 ‘임프레자 WRC STI’/사진=위키피디아

북미 지역에서 스바루는 ‘안전하고 눈길에 강한 차’로 알려졌다.
혹독한 추위와 쌓이는 눈을 뚫고 길을 달려야 하는 지역에선 이만한 차가 없다는 것. 일본의 홋카이도를 비롯한 북부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차조차 4륜구동일 만큼 눈이 많이 오고 미끄러운 산길이 많은 홋카이도에서도 스바루는 인기가 좋다.
하지만 국내에선 부족한 인지도, 전국에 고루 퍼지지 못한 판매, 서비스망으로 인해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로 평가 받는다.

/car@fnnews.com, twt:@leedail 이다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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