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소액주주·저축銀피해자 집단 항의
2011.06.08 17:39
수정 : 2011.06.08 17:39기사원문
피해자들이 범죄 혐의자들의 사법처리를 앞둔 상태에서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을 잇따라 항의방문하며 집단행동에 나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업체 TLC레저의 소액주주 수백명은 8일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원 앞에 모여 집단 항의했다. 원이 배임·횡령 의혹 등을 받아온 이 회사 전 대표 이모씨의 민사소송 변호를 맡았다는 게 이유다.
소액주주 중 1명인 신모씨는 "법은 서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법원 고위직에 있던 전관 변호인이 나와서 범죄인을 변호해 소액주주들의 피를 말리고 있다"면서 "범죄자가 수백명 소액주주들의 돈을 빼돌려놓고 그 돈으로 변호인까지 선임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에 수임 포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에 따르면 원은 지난 3월 30일 이후 TLC레저 관련 사건은 수임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앞으로도 TLC레저와 관련한 사건 수임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했고 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액주주들은 TLC레저를 상대로 현재 서울중앙지법 등에 민사소송 및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법원 판결 및 결정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나올 경우 다시 항의 집회 등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50여명은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공판 준비기일에 사건을 수임한 법무법인 바른을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바른이 입주해 있는 서울 대치동 삼성메디슨빌딩까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3시간량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였다.
바른은 시위를 벌인 피해자 대표와 면담을 나눈 뒤 아예 사건 수임을 포기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화우와 KCL 등 다른 10여개 법무법인까지 차례로 항의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법무법인을 상대로 한 집단 시위가 잇따르는 것은 피해자들이 향후 피의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과정을 불신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른바 판·검사 고위직 출신의 전관 변호인들이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 혐의내용 중 상당부분이 빠지거나 양형이 가벼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여전히 특정사건을 둘러싸고 전관예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피의자들 역시 변호사에 의해 변호받을 권리가 있는 만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법처리가 냉정하게 진행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