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 “인플레 막으려면 성장 늦춰야”
2011.06.27 18:09
수정 : 2011.06.27 18:09기사원문
2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IS는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IS는 이 점에서 각국 통화정책이 빠르게 정상화돼야 하고 각국이 시급히 재정적자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BIS는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정상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나타난 에너지값 급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비판한 것이다. BIS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성장은 대부분 지속 불가능한 것이었고 위기로 인해 재정과 건설부문의 생산능력이 크게 타격받았다고 설명했다.
BIS 사무총장 제이미 카루아나는 금융위기 이전의 지속 가능하지 못한 성장으로 유발된 불균형을 "지금 수정할 필요가 있으며 불균형이 조정되면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정책 담당자들은 이 같은 불가피한 조정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IS는 또 각국 중앙은행들이 더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과 에너지 및 다른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유가는 지난 12개월간 20% 뛰면서 임금과 상품값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BIS는 이에 대해 "매우 높은 수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물가안정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고 금융안정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더 긴축적인 글로벌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상승속도에 비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은 느린 편이다. BIS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3.6%로 지난해 4월 이후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단기 실질금리(물가조정치)는 -0.6%에서 -1.3%로 하락했다. 아시아와 남미지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선진국들은 여전히 초저금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은 당분간 경기부양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카루아나 총장은 이에 대해 "세계 경제는 4%라는 역사상 존경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경기위축(디플레이션) 우려가 뒤로 밀려났다"면서 "이에 따라 통화완화를 지속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비판했다.
BIS는 주요 선진국에서 초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가계와 금융기관에 필요한 부채축소 과정이 연기될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상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sjmary@fnnews.com서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