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료율 차등화 시행 앞당긴다

      2011.10.05 17:59   수정 : 2011.10.05 17:59기사원문
최근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경영상태가 취약한 금융사에 더 높은 보험료율을 부과하는 예금보험료율 차등화 방안을 당초 예정된 2014년보다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각 업권 관계자들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축은행 등 부실기관의 모럴해저드를 막기 위해 차등 보험료율제도 시행을 앞당겨 금융기관들의 자발적인 리스크 회피를 유도해야 한다는 게 추진 배경이다. 다만 가뜩이나 상황이 어려운 저축은행들은 높은 보험료율을 부과할 경우 부실화가 가속화돼 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예금보험료율 차등화 시행 앞당긴다

5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최근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저축은행들의 자정 작용을 유인하는 차원에서 차등 예금보험료율 제도 시행을 앞당기는 방안을 예보 등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저축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현재 5000만원까지로 되어 있는 예금보험 보장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현실적 제약이 있다고 판단, 대안으로 차등 예금보험료율 제도를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실 측은 "차등 보험료율제도 시행을 앞당길 경우 상시감시 기능을 가진 예보가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들에 대한 평가를 좀 더 철저하게 할 수 있게 되고 금융기관들도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신경 쓰게 될 것"이라며 "매년 보험료율 평가 시 시행령상 비밀유지조항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예보가 해당 기관에 대한 평가 내용을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실 측은 또 "주무 기관인 예보도 차등보험료율 시행을 앞당기는 부분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예보가 좀 더 속도를 내 올해 말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상반기 중 시뮬레이션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내년 하반기 시행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권별 최우수 금융사 예보료 10% 할인

예보도 최근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각 업권과 함께 TF를 구성해 차등 예금보험료제도 도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제도 시행과 관련, 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얻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업계와 세부 의견을 조율 중이다.

개별 금융사를 평가하기 위한 평가 모델도 마련했다. 예보 관계자는 "금융사별 위기 대응능력을 볼 수 있는 손실회복 능력과 과거 부실 사례와 연관된 지표들을 반영한 평가 모델을 만들었다"며 "객관적 자료를 활용해 매년 반영되는 정량적 평가 외에도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은행의 외화유동성 조달비율같이 금융시장 상황에 맞춰 필요에 따라 설정할 수 있는 정성적 평가도 항목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권별로 내야 하는 전체 예보료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평가 결과가 업권별 최우수 금융사에는 예보료를 10% 할인해주고 평가 성적이 가장 나쁜 금융사에는 10%를 더 받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각 금융사를 평가해 순위를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은행과 보험업권의 경우 외국계 금융사에 대해서는 국내사들과 구분해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 측은 일단 신중해하는 모습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차등 예금보험제도를 2014년에 예정대로 시행한다 해도 내년까지는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하는 만큼 시행 시기를 크게 앞당기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차등 예금보험료율제도가 경영상태가 취약한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차등 예금보험료제 시행으로 보험료가 올라 금융기관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다른 금융기관보다 높은 예보료를 적용받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자칫 뱅크런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영상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dskang@fnnews.com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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