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공약 난무/김미희기자
2012.02.08 16:54
수정 : 2012.02.08 16:54기사원문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2013년 우리는 낙원에 살고 있을까. 총.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져 주겠다고 하니 말이다.
최근 여야가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복지 공약들은 화려하다 못해 사치에 가깝다.
무상급식.보육.의료, 고교 의무 교육, 반값 등록금, 전월세 대출이자 경감,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 제목만 들어도 솔깃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정 계획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은 배가 된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정책공약 시리즈' 발표 기자간담회는 매번 '정치적 선언'에만 그치고 있다.
당 정책위원회가 제시한 1% 부자증세 등 조세개혁을 통한 33조원의 재원 충당 방안도 설익은 구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유쾌한 정책 반란'이 '불쾌함'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게다가 여야가 집중 공략하고 있는 2030세대는 이른바 '트라우마 세대'다. 중.고교 시절 겪은 IMF 외환위기와 사회 생활과 동시에 맞이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사회.경제적 좌절이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는 얘기다.
이는 정치 무관심층으로 분류됐던 젊은 세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치적 의사 표현에 적극적인 계층이 된 주 요인이다.
특히 이들은 이념적 잣대보다는 자신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정책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나라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져 준다? 너무나 고맙지만 정중히 사양한다!
대신 국민의 세금을 '표(票)퓰리즘(표를 위한 공약)'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멈추고 복지 정책의 우선순위와 범위를 정해주길 바란다.
eli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