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법 재개정 움직임 커진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 앞으로 법 시행 이전까지 시장원리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방법을 찾아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법안 재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카드업계도 오는 4월 총선 이후 19대 국회가 원 구성을 마치는 대로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여전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 "중소가맹점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우대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으나 국회는 원안대로 최종 의결했다"며 "하지만 중소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이 우대돼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 대해선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정안 공포 후 9개월 뒤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시장 원리가 훼손되지 않고 그렇게 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면서 "현재의 법으로 우리가 시장 원리를 훼손하지 않고 정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법 테두리 내에서 방법을 찾아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법 재개정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단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한 만큼 이를 존중해주되 내용상 정부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존중하는 쪽으로 '최적의' 합리적 방안을 모색한 뒤 그래도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면 그때 가서 법안 재개정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는 오는 6월 19대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의원입법 등의 형태로 법안 재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추진 방식은 정부 입법보다는 금융당국과 의견 조율을 거친 의원입법 방식이 유력하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차기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법 개정 작업을 하겠다"면서 "오는 3월 말에 수수료 체계 개편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고 4월 가맹점 단체 등이 참여한 공청회를 열어 수수료율 체계를 개편하면 국회도 이번에 통과시킨 법안을 고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도 "4월 새 국회가 구성되기 때문에 금융당국 등과 협의해 수정 입법 발의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수수료율을 정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률 조언을 받아놨기 때문에 헌법 소원 여부도 업계와 논의해 검토할 것"이라면서 "당국이 수수료율을 정하면 카드 산업 자체가 암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원섭 전국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장은 "19대 국회에서 문제가 된 18조 3항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개정 노력에 나설 것"이라면서 "개정안이 발효되기 전 개정 움직임이 없을 땐 헌법소원 등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당분간 현재의 법 테두리 내에서 업계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후 추후 상황을 봐가면서 재개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e-mail] 김홍재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