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번호 ‘XXXX-1670’, 무려 3억원에 거래
2012.03.29 17:11
수정 : 2012.03.29 17:11기사원문
인기번호 수억씩 웃돈 거래,1670-1670번 3억원에 나와
한정적인 국가자원인 전국 대표번호를 많게는 수억원의 거금을 주고 음성적으로 사고파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대표번호를 비롯해 전화번호 거래를 중개하는 대표사이트 골드넘에서는 '1670-1670' 번호가 무려 3억원, '1577-9191'과 '1588-0102'는 각각 1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수천만원대에 팔리는 번호들도 적지 않다.
1670-1670처럼 앞, 뒤가 같은 번호는 통신사업자들이 최고 등급으로 분류하는 번호다. 최고등급 번호는 인기가 높아 이를 매수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가장 많이 받고 월 기본료도 높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골드 번호를 얻기 위해 업체마다 제안서를 형식적으로 잘 꾸며 번호를 받은 뒤 다른 사업자에게 팔려는 경우도 많다. 번호를 매수해 직접 사업에 활용하지 않고 재매매를 통해 수억원을 챙기려는 입찰자들도 있다는 말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전국 대표번호를 내줄 때 제안서 심사만 하고 현장에 나가 직접조사를 벌일 정도의 여력은 없어 사업자의 '옥석' 가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전화번호 매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전기통신 번호관리세칙'의 미비점을 악용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번호관리세칙에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번호를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SK텔레콤, KT, LG U + 등 이동통신사들이 개인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휴대폰 번호를 팔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매년 휴대폰 번호 뒷자리가 '××××'로 같거나 '1004'처럼 기억하기 좋은 번호는 따로 분류해 추첨으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번호관리세칙에서 '개인 간 번호를 매매할 수 없다'거나 '일반 기업체가 받은 번호를 다른 개인.기업에 팔 수 없다'고 규정한 문구는 없어 이 같은 문구의 허점을 노려 웃돈을 주고 번호를 사고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번호관리세칙의 기본 원칙을 정면 위반한 행위라는 게 통신 업계의 지적이다.
번호관리세칙은 '유한한 국가자원인 번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원칙'이란 점을 규정하고 있다. 전국대표번호 사용업체가 통신사업자로부터 부여받은 번호를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되면 다시 반납해야 다른 잠재 수요업체들이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데, 돈을 받고 팔게 되면 '유한한 번호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란 원칙이 무너지게 된다는 논리다.
통신사업체 관계자는 "여러 개의 전국대표번호를 받아서 묶어놓고 다른 사업자가 좋은 번호를 쓸 수 없게 막거나, 심지어 번호를 팔아버리는 행위는 번호관리세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이런 행태를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업계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면서 방송통신위원회도 기업체들의 번호거래 제재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특별취재팀 조창원 팀장 권해주 안승현 정지우 김호연 예병정 최순웅 박지영 성초롱 기자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대표번호를 비롯해 전화번호 거래를 중개하는 대표사이트 골드넘에서는 '1670-1670' 번호가 무려 3억원, '1577-9191'과 '1588-0102'는 각각 1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수천만원대에 팔리는 번호들도 적지 않다.
1670-1670처럼 앞, 뒤가 같은 번호는 통신사업자들이 최고 등급으로 분류하는 번호다. 최고등급 번호는 인기가 높아 이를 매수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가장 많이 받고 월 기본료도 높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골드 번호를 얻기 위해 업체마다 제안서를 형식적으로 잘 꾸며 번호를 받은 뒤 다른 사업자에게 팔려는 경우도 많다. 번호를 매수해 직접 사업에 활용하지 않고 재매매를 통해 수억원을 챙기려는 입찰자들도 있다는 말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전국 대표번호를 내줄 때 제안서 심사만 하고 현장에 나가 직접조사를 벌일 정도의 여력은 없어 사업자의 '옥석' 가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전화번호 매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전기통신 번호관리세칙'의 미비점을 악용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번호관리세칙에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번호를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SK텔레콤, KT, LG U + 등 이동통신사들이 개인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휴대폰 번호를 팔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매년 휴대폰 번호 뒷자리가 '××××'로 같거나 '1004'처럼 기억하기 좋은 번호는 따로 분류해 추첨으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번호관리세칙에서 '개인 간 번호를 매매할 수 없다'거나 '일반 기업체가 받은 번호를 다른 개인.기업에 팔 수 없다'고 규정한 문구는 없어 이 같은 문구의 허점을 노려 웃돈을 주고 번호를 사고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번호관리세칙의 기본 원칙을 정면 위반한 행위라는 게 통신 업계의 지적이다.
번호관리세칙은 '유한한 국가자원인 번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원칙'이란 점을 규정하고 있다. 전국대표번호 사용업체가 통신사업자로부터 부여받은 번호를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되면 다시 반납해야 다른 잠재 수요업체들이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데, 돈을 받고 팔게 되면 '유한한 번호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란 원칙이 무너지게 된다는 논리다.
통신사업체 관계자는 "여러 개의 전국대표번호를 받아서 묶어놓고 다른 사업자가 좋은 번호를 쓸 수 없게 막거나, 심지어 번호를 팔아버리는 행위는 번호관리세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이런 행태를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업계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면서 방송통신위원회도 기업체들의 번호거래 제재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특별취재팀 조창원 팀장 권해주 안승현 정지우 김호연 예병정 최순웅 박지영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