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나는 IPO만 한다" 민영화 선 그어
2012.06.05 16:27
수정 : 2012.06.05 16:27기사원문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사진)은 5일 KDB금융지주가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와 관련, "지금 IPO를 준비하는 것이지 민영화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올해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해 "다들 상저하고(上低下高)라고 하는데 나는 점저(漸低·점점 하락하는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중동·아프리카 출장 소회를 밝히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으나 관심은 IPO와 최근 경제 상황에 쏠렸다.
우선 IPO가 민영화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민영화를 위해선 IPO가 필요하지만 IPO 한다고 해서 바로 민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나는 IPO만 한다. 민영화는 다음 정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적정 매각 지분에 대해 "10~30% 정도가 적당하다"며 "정부는 50%+1주 이상을 가지고 가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어 "DBS(싱가포르개발 은행)와 코메르츠방크(독일 제1의 민간은행)처럼 정부가 앵커주주(주요 주주)로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주가 폭락과 외화표시채권(20조원 규모) 정부 보증안에 대한 국회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며 "국회에서 하라는 대로 하고 있고 법에 나와있는 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은 민영화에 반대하는 야당이 정부 보증 동의안 처리에 부정적이어서 연내 IPO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은 최근의 유럽 위기와 관련, "현재 위기상황이 대공황 때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공황 때는 적어도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면서 "지금 위기의 본질은 경제문제가 아닌 인간의 본질, 그리고 정치적 결단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전망에 대해서도 "현재 유로화는 깨지느냐, USE(United State of Europe)가 탄생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과거 미국과 같이 북유럽의 세금으로 남유럽을 도와줘야 USE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지난해 대우증권에서 종합주가지수가 2500까지 간다고 했을 때 일시적으로 2000을 넘을 수 있겠지만 결국 17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면서 "올해 경기는 상저하고가 아니라 점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