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발암물질, 농심 사태 추이 촉각

      2012.10.24 14:28   수정 : 2012.10.24 14:28기사원문

농심 ‘천당’에서 ‘지옥’으로?

농심이 지난해 9월 국내 판매를 중단했던 '신라면블랙' 판매 재개를 발표한 지난 23일. 이날 오전만해도 회사내 분위기는 화색이 돌았다. 1년 2개월 만에 신라면블랙의 '귀환'을 알리면서 전 세계 빅 브랜드인 '신라면' 처럼 키우겠다는 청사진까지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오후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농심 '너구리', '생생우동', '새우탕 큰사발면' 등 6개 제품 스프에서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검출됐다는 사실에 대한 취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MBC가 9시 뉴스를 통해 이를 보도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날 밤 식품안전기획팀 임원이 소집한 회의가 열렸고, 관계자들은 밤을 새며 향후 파장에 애간장을 태웠다. 지난 2008년 새우깡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

24일 오전도 마찬가지였다. 오전까지 농심 전체 임원회의만 수 차례 열렸다.
해명자료를 배포하느냐 마느냐를 놓고도 고심했다. 결국 농심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해명자료를 띄웠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지난 23일 밤 내놓은 설명자료 이상의 답변이 없다"면서 "외부 기관에 의뢰한 분석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고, 지난 6월 식약청 조사 결과 이후 관련 제품의 생산과 출고를 두 달간 중단하고 조미료 납품업체도 바꿨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설명자료에서 ㈜대왕으로부터 가쓰오부시(훈제건조어육) 원료를 공급받은 농심, 태경농산 등이 제조해 국내에 유통한 라면스프 등 30개 제품의 벤조피렌 함량을 검사한 결과 불검출~4.7ppb로 우리나라 훈제건조어육 기준(10ppb 이하) 보다 낮은 안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전 세계적으로 가공식품에 별도의 벤조피렌 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국가는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농심 측은 식약청의 설명으로 모든 것이 해명됐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이번 보도로 일어날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라면 매출 급락 등이 걱정거리다. '너구리'의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에 달했고, 나머지 5개제품을 포함하면 2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농심은 최근 라면시장 점유율을 68%까지 끌어 올렸지만 이번 악재가 변수로 작용할까 노심초사 중이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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