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같은 중소형.. 아파트가 달라졌다
2012.11.11 17:32
수정 : 2012.11.11 17:32기사원문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등 신도시 견본주택 여러 곳을 둘러봤는데 59㎡에 4베이 이상도 가능한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인천 송도캠퍼스타운 견본주택 방문객 서모씨)
1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대형 같은 중소형 아파트를 구현하면서 견본주택마다 방문객들의 감탄 섞인 일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주로 대형면적에서나 볼 수 있었던 4베이가 이제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에서도 흔해졌고, 알파룸 등 수납공간이 더해진 4.5베이까지 선보이고 있다. 나아가 테라스를 갖춘 복층형과 측면이 개방된 3면 개방형 아파트 등 실용성과 차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다이내믹한 평면설계로 실수요자들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투입비용이 제한된 반면 1∼2인 가구 증가와 경기침체로 중소형 선호도는 높아지면서 작은 면적에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분양성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의 디자인 심의 강화로 차별화된 평면개발이 불가피해 건설사들의 신평면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양 중인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SK뷰 84㎡C형은 4베이로 베란다를 모두 확장하면 54.4㎡나 더 넓어진다. 84㎡에서 138.4㎡의 대형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거실 양쪽에 침실이 몇 개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베이는 발코니 확장으로 면적을 얼마나 더 넓힐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 4베이의 경우 거실 하나에 침실 3개로, 발코니 확장 시 전용면적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더 확보할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인천 송도캠퍼스타운, 대구 월배아이파크 등이 59㎡에 4베이를 적용해 높은 인기를 누린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에서 85㎡ 이상 대형은 저조하고 85㎡ 미만 중소형 강세가 두드러져 건설사들이 중소형 평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의 3베이 구조에서 탈피한 4∼4.5베이 구조로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고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공간 등 다양한 옵션도 추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가구별 상황 또는 입맛에 따라 평면을 바꿀 수 있는 특화된 설계시스템도 선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이 내부 구조벽 최소화로 무자녀 부부, 유아기 자녀 부부, 노년 부부 등 가구 변화에 맞춰 내부 평면을 바꿀 수 있는 '마이프리미엄 평면'이 대표적이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도 직사각형 형태의 원룸 형식에서 벗어나 테라스·가변형 벽체 설계 등 다양한 평면 구성을 적용하는 등 신개념 평면들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가 평면개발에 역량을 모으면서 한 해 동안 업체별로 수십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건설사 중 평면저작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현대산업개발로 지난해 말 기준 603건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83건을 추가로 등록할 예정이어서 1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평면저작권 보유로 총 1631가구의 부산 '해운대아이파크'에서는 199개의 평면을 적용했다. 매머드급 대단지이지만 평면설계가 같은 곳이 9가구를 넘지 않는 셈이다.
쌍용건설은 2000년 12건에 불과하던 평면저작권이 2010년에는 400건을 넘었고 최근에는 500건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SK건설은 지난달 60∼75㎡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최고급 복층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평면 22건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치는 등 업체들의 평면저작권 등록도 크게 늘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