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 한 남친구해요”..女초등생 ‘충격’
2013.02.11 11:35
수정 : 2013.02.11 11:35기사원문
'13살 남자친구 구해요. 공부 잘하고 키 큰 남자 원해요'
이는 한 포털사이트의 친구만들기 카페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이와 같이 남자친구를 구한다는 10대 여자 청소년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여자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사이버 연애'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 한 장으로 이성을 평가하고 익명성을 이용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왜곡된 인간관계가 아직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단계의 청소년들에게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될까 이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친구만들기 카페. 이성 친구와 소통하는 게 목적인 이 카페에는 '남자친구를 찾는다'는 여성 회원들의 글이 하루 평균 70건 가까이 올라오고 있다.
물론 글을 올리는 카페 회원들 중에는 20대 여성들도 있지만 이중 상당수는 나이가 11세(초등학교 5학년)에서 13세(중학교 1학년)정도다.
다음달 중학교에 입학하는 A(13)양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쓸만 한 남친 찾아요. 오크('못생긴 사람'이라는 은어)나 변태는 NO. OO(지역) 근처 사는 분. 카카오톡 아이디로 자소서(자기소개서) 보내세요'라는 글을 올려놨다.
곧바로 또래 남학생들은 A양의 글에 댓글을 달았고, 이 중 일부는 A양이 '마음에 든다'며 휴대전화 번호나 카카오톡 아이디를 올려놓기도 했다.
다른 포털사이트의 비슷한 인터넷 카페 회원인 B(14)양도 최근 같은 방법으로 또래 남학생 8명을 알게 됐다.
카페에서 초등생들은 이렇게 알게 돼 연락하며 지내는 걸 '사귄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B양은 '사귀던' 상대 8명 중 5명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성(性)과 관련된 쪽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 무서웠다며 피해 경험담을 올려놓기도 했다.
'애인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C양은 "사실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남자친구가 있지만 심심풀이로 메신저 남친을 만들려고 글을 올렸다"며 "주변엔 잘 돼서 실제로 만나 사귀는 친구도 있지만 쉽게 만나고 쉽게 잊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종현 교수는 "인격적으로 성숙하기 전에 왜곡된 이성관계를 반복적으로 맺다 보면 성인이 됐을 때도 원만한 이성관계를 맺는 게 어려울 수 있다"며 "또래의 남학생들은 성적 호기심은 많은데 반해 윤리의식은 낮은 편이어서 자칫 쉬운 이성관계들이 성범죄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