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상 처음 신용등급 ‘투자적격’

      2013.03.28 16:11   수정 : 2013.03.28 16:11기사원문
필리핀의 국가 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투자적격' 등급으로 올라섰다. 필리핀의 경제 개혁을 담은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 정책이 크게 반영됐다. 이로써 대 필리핀 투자가 늘고 자금 조달이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등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들은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필리핀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한 단계 올렸다고 보도했다.

피치는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함께 세계 3대 신용 평가기관으로 꼽힌다.
나머지 두 기관도 필리핀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신용등급 'BB+'로 투자부적격 등급에 속했으나 이번에 'BBB-'를 받으면서 투자적격등급으로 격상됐다. 차후 신용등급 조정 방향을 보여주는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분류됐다.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필리핀은 6.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를 나타냈고 정부의 경제 개혁의지가 강해 필리핀의 신용등급 격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필리핀 정부가 관련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주류세 및 담배세 세율을 인상해 세수(稅收)를 확충하는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한 데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정부가 펼치고 있는 '굿 거버넌스' 캠페인도 큰 점수를 얻었다. 굿 거버넌스는 부정부패 타파와 대국민 지원 확대, 친기업 환경의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피치는 이같은 정책 목표 설정으로 필리핀의 행정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관료들도 일제히 환영했다. 이날 아키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필리핀이 투자적격 등급을 받은 것은 나라의 경사"라며 "오래도록 웅크렸던 필리핀이 드디어 날개를 펼 준비를 마쳤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이번 등급 향상을 계기로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필리핀에 투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필리핀 정부와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자금 조달로 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경기 부양책을 진전시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다.

필리핀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낮다. 그동안 아키노 정부는 친기업 환경을 강조했지만 FDI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세사르 푸리시마 필리핀 재무장관도 부패 척결과 인프라 투자, 기업활동 여건 개선에 변함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일간지 필리핀 스타 역시 이번 투자적격 등급의 획득으로 필리핀은 '안전한 투자처'가 됐다고 환영했다.
신문은 특히 저리로 국제 시장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부채 비용이 연례 예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필리핀으로서는 이번 등급 향상으로 국내 기본 서비스의 구축과 저축의 증가를 노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bobsso85@fnnews.com 박소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