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친일파 재산 환수 정당”...민병석 후손 패소확정

친일재산 환수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친일파 후손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친일파 민병석의 후손 민모씨(75)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재산귀속결정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상속받은 토지가 친일재산이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라고 판시했다. 또 "친일반민족 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행위의 대가로 추정하고, 취득·증여 시점부터 국가의 소유로 한다는 관련법령의 규정은 합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친일행위의 대가가 아니라는 것을 친일반민족 행위자에게 분담시킨 것도 입법자 재량을 일탈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민병석은 한일합방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일본으로부터 작위(자작)를 수여받고, 조선총독부 충추권 고문과 부의장으로 활동했으며, 조선왕실 재산을 관리하는 '이왕직 장관(李王職 長官)'에 오르기도 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는 2007년 8월 민병석의 재산을 환수대상으로 지적했고, 민병석의 후손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민병석의 후손들은 "해당토지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친일재산이 아니라는 입증책임을 후손에게 부과한 것은 위헌"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귀속대상 토지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고, 국가환수를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법'도 합헌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e-mail]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