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신진에스엠 김영현 회장, 사재 출연해 기술개발
2013.05.19 16:42
수정 : 2013.05.19 16:42기사원문
지난 4일 경기 화성 동탄공장에서 만난 김홍기 사장은 "블록딜 후 주가와 거래량 등 시장 반응이 좋다"며 "당분간 대주주 지분을 추가 매각할 계획은 없지만 거래량이 줄어들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고졸 출신 엔지니어인 김영현 회장은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모아뒀던 월급을 종잣돈으로 1991년 개인회사로 자동화 기계설비를 만드는 신진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이후 거래 업체가 부실해지면서 사업아이템을 현재의 플레이트 생산 쪽으로 바꾸고, 지난 2001년 법인(현 신진에스엠)으로 전환했다.
당시 김 회장은 "플레이트를 규격화하면 기계제조 업체들에 좋을 텐데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게 사업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큰돈이 없었던 김 회장은 설비투자 자금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김 회장과 거래하던 은행은 회사가 법인으로 바뀌자 "국내에 없는 사업이어서 보증이 안 된다. 대출이 어렵다"며 돌아섰다.
김 회장은 개인보험을 깬 돈을 운영자금으로 썼다. 하지만 생각대로 설비 개발은 쉽지 않았다. 불량이 많아 생산성이 떨어졌다. 법인 전환 초기엔 30여명 직원들이 버는 하루 매출이 고작 몇십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김 회장은 기술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17년을 김 회장과 동고동락한 김 사장은 "한겨울에도 빵모자 쓰고 같이 일했다"고 했다. 고진감래였을까. 장비가 조금씩 안정되면서 고객처에서 "신진 제품을 써보니 품질 좋고 납기가 빠르더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초창기엔 설비 가격이 비쌌지만 현재 5세대 설비로 기술을 개발, 일본 제품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또 여러 경쟁사에서 신진에스엠의 설비 특허를 무효화하는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모두 승소했다.
"국내 기계산업 쪽에선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 의미가 있지요. 생산성이 높아지고, 일본산보다 투자비에서 훨씬 유리하지요. 제조업 분야에서 콧대 높은 일본에서도 우리 설비를 사고 싶다고 합니다." 작은 공장 엔지니어에서 시작해 매출 500억원 규모의 경쟁력 있는 제조업체로 회사를 키운 김 회장의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은 지금도 뜨겁다.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