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롯데칸타타오픈서 2주 연속 우승
2013.06.09 17:52
수정 : 2013.06.09 17:52기사원문
【 서귀포(제주)=정대균골프전문기자】제주 강풍의 텃세도 '악바리' 김보경(27·요진건설)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김보경은 9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CC 제주(파72·628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2개를 골라 잡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를 기록한 김보경은 지난주 E1채리티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이자 통산 3승째를 거두었다. 올 시즌 첫 멀티플 우승을 기록한 김보경은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태 상금 순위 3위(2억5551만원), 대상 포인트 40점을 누적시켜 공동 4위로 도약했다.
우승의 최대 변수는 바람이었다. 이번 대회는 2라운드 때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분데 이어 마지막날도 강한 바람으로 선수들이 불었다. 그 결과 2, 3라운드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각각 2명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보경은 사흘 연속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안정된 플레이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누릴 수 있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김보경은 7개홀 연속 파세이브로 타수를 지키다 8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아 2위 그룹과의 타수 차이를 벌렸다. 이후 '인내골프'의 진수를 보이며 6개홀 연속 파세이에 성공한 김보경은 15번홀(파5)에서 2m 짜리 버디 퍼트를 떨궈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 순간은 지난주 대회서 이른바 '파스 투혼'을 발휘해 2008년 두산 매치플레이 이후 5년만의 딸의 우승을 도왔던 아버지 김정원(57)씨가 아니었다. 김씨는 고질벽인 관절염으로 무릎에 물이 찬데다 통풍 증세까지 있어 이번 대회서는 백을 매지 않고 갤러리로 딸을 응원했다. 대신 김보경의 통산 3승의 도우미는 롯데스카이힐CC 제주의 7년차 베테랑 캐디 김정훈(31)씨였다. 김보경은 "날씨가 좋지 않아 우승 생각은 안했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바람을 믿고 자신있게 친데다 캐디 오빠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대회도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창피는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3주 연속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KLPGA투어 2주 연속 우승은 지난해 5월 김자영(22·LG)이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 두산 매치플레이서 잇따라 정상에 오른데 이어 1년만이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KLPGA투어서 20대 후반 선수가 2주 연속 우승에 오른 것은 1992년 고우순(49) 이후 21년만이다. 당시 28세였던 고우순은 톰보이여자오픈과 팬텀오픈 등 2개 대회서 연속 우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1년 메트라이프-한경KLPGA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엄마골퍼' 최혜정(29·볼빅)은 이븐파 72타를 쳐 단독 2위(최종 합계 이븐파 216타)를 마쳤다. 최혜정은 출산으로 지난해 1년간 투어를 떠났다가 올해부터 복귀했다. 양수진(22·정관장), 한승지(20·한화)가 공동 3위(최종 합계 2오버파 218타)에 입상한 가운데 상금랭킹 1위인 장하나(21·KT)는 선두를 맹추격하다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샷이 OB구역으로 떨어져 더블보기를 범한데 이어 16번홀(파4)에서 또 다시 1타를 잃어 공동 5위(최종 합계 3오버파 219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장하나는 올 시즌 연속 '톱10' 입상을 8개 대회로 늘렸다. '수퍼 루키' 김효주(18·롯데)는 공동 10위(최종 합계 6오버파 222타)로 대회를 마쳐 가까스로 상금랭킹 2위 자리를 지켰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