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유종의 미 거두지 못해 아쉽다”

      2013.06.19 00:16   수정 : 2014.11.06 01:36기사원문


[울산, 울산문수경기장]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치른 사실상의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14점(4승2무2패)에 계속 머물러 이란에게 선두 자리를 넘겨준 채 A조 2위로 본선행 티켓을 가져갔다. 같은 시각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5-1까지 앞서나감에 따라 본선 진출 좌절 위기까지 몰렸지만 골득실에서 +1 앞서 결국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힘겹게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내내 이란에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선취골 사냥에 실패했고, 결국 후반 들어 어이없는 수비 실책을 저질러 이란에 기습적인 골을 허용해야만 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직후 “본선에는 진출하게 됐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고 준비를 잘 했는데 전혀 의도하지 못한 쪽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도 경기에 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감독이 책임을 져야할 것 같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이어 최 감독은 “아쉽게 패했지만 본선 무대에서, 또한 본선에 갈 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대표팀의 미래에 행운이 깃들기를 희망했다.

대표팀 감독 부임부터 그 임기를 최종예선까지로 못 박기도 했던 최강희 감독은 이제 모든 역할을 마무리한 채 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오늘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은 맞겠지만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며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낸 뒤 “대표팀을 맡기 전에 전북과 개인적인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가 있어야 한다. 아직 여기에 대해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고, 돌아가는 것은 맞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최강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맡는 동안 느낀 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1년 6개월을 돌아보면 초반 2경기를 빼고는 계속해서 내용도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며 “감독으로서 많은 책임을 느꼈고, 중간에 한계를 두고서 경기를 전개하다보니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오늘 결과도 그러했고, 본선은 진출했지만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대단히 미안하고, 한국 축구 팬들이 끝까지 성원해줬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어차피 월드컵은 나가게 됐지만 전혀 새롭고 다르게 축구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패배가 한국 축구의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의 사령탑 카를로스 케이로즈 감독은 “훌륭한 팀인 한국을 상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고 운을 뗀 뒤 “이란은 한국의 약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다행히 우리에게 골이 터지는 상황이 나왔다.
현명한 수비를 펼쳤다고 생각하며, 위대한 팀 정신으로 경기에 나선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그는 “이날 훌륭한 경기를 펼쳐준 한국 역시 본선에 진출한 것을 축하한다”며 그동안 도발적인 발언과 태도를 보인 것과 달리 다소 차분한 모습을 통해 승자의 여유를 드러냈다.
하지만 케이로즈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일명 ‘주먹 감자’ 세리머니를 한국 벤치를 향해 선보여 다시 한 번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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