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특수 경비원도 파견근로 대상”

      2013.08.12 04:00   수정 : 2013.08.12 04:00기사원문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파견근로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에 따라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인 KTX여승무원 소송사건 등의 유사소송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인천국제공항 경비요원 문모씨(39) 등 2명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S경비용역업체 등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공항공사의 직접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문씨 등은 지난 2004년부터 2009년 6월까지 인천공항의 경비용역을 맡은 A사에서 특수경비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경비용역회사가 S사로 바뀌면서 직장을 잃게 된 문씨는 S사 입사시험에 응시했다 떨어졌고 공항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문씨 등은 "경비업체는 공항공사에 종속된 노무관리 대행기관이고 공항공사가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도급.용역계약은 위장된 것"이라며 "파견 근로는 불법이므로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항공사가 근무인원과 시간, 장소를 지시하고 직원교육과 표창을 하는 등 파견근로자들을 직접 지휘·감독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서비스수준 협약을 통해 공항공사가 근로자들의 근무태도를 평가하고 단합대회 등 행사비를 공사법인카드로 결제했을 뿐 아니라 건물과 장비를 무상 제공하기도 했다며 "경비업체는 위장일 뿐이고 공항공사가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불법파견이 아니다"라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1, 2심 재판부는 "불법파견을 은폐하기 위해 위장도급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고 실질적인 지휘감독이나 사업체의 실체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공항 특수경비는 그 특성상 업무지시를 공항공사가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밖의 활동 역시 서비스의 질을 높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점만으로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과는 달리 서비스업에서는 파견근로의 범위를 넓게 인정한 판례"라며 'KTX여승무원 소송사건' 등 유사 소송사건의 판결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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