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 3명 유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서 시가보다 비싸게 부지를 매입해 국고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68) 등 관련자 3명에게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처장과 김태환 전 청와대 경호처 행정관(57)에 대해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내곡동 사저부지와 경호시설 부지 매입 관련 보고서를 변조한 혐의로 기소된 심형보 경호처 시설관리부장(48)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감정평가 결과를 무시한 채 사저부지 가격을 낮게 평가하고 경호부지 가격을 높게 평가해 매수대금을 배분한 것은 국가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한다"며 "배임의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심 전 관리부장에 대해서는 "매입 관련 보고서를 변조해 특검에 제출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전 경호처장과 김 전 행정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부지와 인근에 경호시설부지를 함께 매입하면서 사저부지(이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의 가격은 시가보다 싸게, 경호시설이 들어설 공유지는 시가보다 비싸게 매입하는 수법으로 모두 9억7200만원의 국고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았다.

심 전 부장은 '내곡동 특별검사'측이 경호시설 부지 매입계획 보고서 등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사저부지와 경호시설 부지의 필지별 합의금액을 삭제하는 등 공문서를 변조한 혐의다.

지난해 11월 내곡동 사저의혹을 수사한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이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 및 공소권 없음 결론을 내린 뒤 김 전 처장 등 세 사람에 대해서만 배임혐의 등이 적용돼 기소를 결정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과 김 전 행정관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면서도 심 전 처장에 대해서는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심 전 처장도 유죄를 인정해 세 사람 모두에게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e-mail]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