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전 학교 지어준 미군, 가평고 졸업식 참석

      2014.02.04 14:16   수정 : 2014.10.29 23:55기사원문








6·25전쟁 당시 가평고등학교를 설립한 미국 제40보병사단 참전용사 가운데 5명이 한국을 방문해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한다.

참전용사 방한에는 미 제40보병사단 부사단장인 마크 말랑카(BG. Mark G Malanka) 준장이 함께 동행한다.

참전용사들은 5일 입국한 뒤 6일에는 판문점을 찾아 60년전의 기억을 회상할 예정이다.

또 7일에는 가이사역사관 개관식과 제59회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하며 미 40사단 현역 장병들과 40사단 출신 참전용사가 모은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미 40사단 참전용사들은 지난해 졸업식에도 참석해 졸업생들을 축하하며 학교를 지어줬던 기억을 떠올렸다.

미 40사단과 가평고의 인연은 62년전인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 중인 당시 가평군에 주둔하던 미 40사단장 조셉 클리랜드 장군은 포성이 울리는 전쟁터에서 천막을 치고 열심히 공부하는 150여명의 한국 아이들을 보게 된다.

클리랜드 장군은 부대에 돌아가 이 이야기를 전했고 당시 1만5000여명의 40사단 장병들은 2달러씩 돈을 모아 학교를 지어주기로 했다.


당시 장병들은 이 학교의 이름을 사단장인 클리랜드 장군의 이름을 따 짓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클리랜드 장군은 “한국전쟁에서 처음 전사한 내 부하 케네스 카이저 하사의 이름을 따서 짓는 게 마땅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당시 가평 주민들은 카이저를 ‘가이사’라고 불렀고 이에 따라 학교 이름도 ‘가이사중학원’으로 명명됐다.

이후 가이사중학원은 가이사중학교, 가이사고등학교 등이라는 교명을 거쳐 현재의 가평고등학교로 바뀌게 됐다.

지금도 가평고 교정에는 ‘이 학교는 미 제40보병사단 장병들이 대한민국의 장래 지도자들에게 봉헌한 것입니다. 1952년 8월15일’이라고 새긴 표석이 있다.

또 가평고는 2008년 ‘가이사기념관’을 만들고 2012년에 신축한 기숙사를 ‘클리랜드홀’로 명명해 미 참전용사들을 기념하고 있다.

1987년 전역한 클리랜드 장군은 자신의 연금 일부를 기부하기 위해 전역 직후 학교를 찾아온 바 있고 1990년부터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1997년 클리랜드 장군이 타계하자 이후에는 부인이 그의 뜻을 이었고 또 부인이 작고하자 40사단 후배 장병들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1952년 이후 미 40사단과 가평고의 인연은 참전용사들의 방한, 장학금 지원 등 60여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가평고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가이사역사관’을 건립하고 7일 개관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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